사회뉴스9

카네이션 한 송이 없이 홀로…어버이날 소외된 노인들

등록 2019.05.08 21:28

수정 2019.05.08 23:09

[앵커]
홀로 지내는 어르신들은, 어버이날인 오늘이 더 적적하게 느껴지실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도심 공원엔 장기를 두면서 시간을 보내는 어르신들이 꽤 많았는데요, 석민혁 기자가 어르신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뚫어져라 장기판을 쳐다보더니 조심스레 말을 옮깁니다. 주변엔 훈수꾼들도 몰려듭니다.

"가만히 있어!"

장기판 26개를 들여놓은 공원은 어느덧 만석.

유경섭 / 서울 신림동
"나이드신 분들이 할 일이 없잖아."

탑골공원도 담벼락을 따라 매일 장기판이 벌어집니다.

돌 위에 줄을 그어 장기판을 그려놨을 뿐인데 열기는 여느 기원 못지않습니다.

하지만... 가슴에 카네이션을 단 어르신은 드뭅니다.

장기판 제공자
"오늘 같은 날 카네이션 달아주잖아요. 단 사람이 없어요. 그런 사람들이 여기 와서 시간 때우고 그러는데..."

혼자 사는 쓸쓸한 노인들이 대부분입니다.

A씨
"이혼하고 혼자 집에서 밥 하고. 솔직히 제일 슬픈 것이 추석날, 설날, 생일 때 이럴 때 행사하는 날에 혼자 있다보니 씁쓸하고 외롭고"

은퇴한 이후엔 자녀의 왕래도 더 뜸해졌습니다.

B씨
"잘 못지내지, 돈 벌 적에는 잘 지냈는데 돈 못 버니까 못 지내는거겠지"

카네이션을 파는 화훼상가도 한산합니다. 안 팔린 꽃들은 벌써 시들었습니다.

박성기 / 꽃상가회장
"작년에 비하면 거의 50% 떨어진거 같고요. 5년 전에 비하면 한 3분의 1?"

쪽방촌 노인들도 자녀들의 발걸음이 끊긴지 오랩니다.

C씨
"일절 없어요 전화 한 통 없어요. (자식들이) 나 못오게 해요. 오면 돈만 뜯어간다고."

고령화 사회 속에 맞은 어버이날, 일부 어르신들에겐 어느때보다 쓸쓸한 하루였습니다.

TV조선 석민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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