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7

첩보영화 뺨친 21년 도주생활…정한근, 이름 4개로 '국적세탁'

등록 2019.06.23 19:18

수정 2019.06.23 19:31

[앵커]
IMF때인 지난 1998년, 한보그룹 사태 기억하십니까? 당시 정태수 회장의 넷째 아들 한근씨는 해외로 밀항한 것으로 추정됐었죠. 21년 만에 국내로 송환됐는데, 그동안 미국과 캐나다 시민권까지 취득하는 등, 국적을 바꿔가며 신분세탁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홍영재 기자입니다.

 

[리포트]
1998년 한보그룹 사태 당시 횡령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중, 해외로 밀항한 것으로 추정됐던 정한근 씨.

정한근 / 정태수 前 한보그룹 회장 4남 (어제 오후)
(동아시아가스 320억원 횡령 혐의 인정하십니까?)"…."

하지만, 검거 이후 행적을 추적해보니, 가짜 여권으로 버젓이 해외를 오간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국내 거주 중인 캐나다 시민권자 A씨의 이름으로, 신분세탁을 거듭해온 겁니다.

정씨가 도피기간 사용한 이름은 확인된 것만 4가지. 캐나다와 미국 영주권에 이어, 시민권까지 취득했을 정도로 국적관리에도 치밀했습니다.

특히 2011년 미국시민권 취득 당시 대만계 미국인과의 혼인신고까지 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검찰은 국제공조를 통해 A씨의 집게손가락 지문이 정씨와 일치한다는 걸 확인하고는 추적에 들어갔습니다.

정 씨가 우리나라와 범죄인 인도조약이 체결돼 있지않은 에콰도르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현지시간 지난 18일 미국의 협조로 로스엔젤레스행 항공기에 탑승한 정씨를 경유지인 파나마공항에 구금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체포 직후 정씨는 류 션 헨리라는 미국여권을 반납하면서, 21년에 걸친 도주생활에도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TV조선 홍영재입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