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통일전체

北 탄도미사일, 평택 미군기지 노렸나

등록 2019.07.31 19:23

수정 2019.07.31 22:40

北 탄도미사일, 평택 미군기지 노렸나

북한 노동신문은 2016년 7월 20일 김정은 위원장의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 현지지도를 보도하면서 부산과 울산 등 가상 탄착 지점을 표시한 '전략군화력타격계획'이라는 제목의 대형 한반도 지도를 공개했다 / 연합뉴스

북한이 31일 오전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경기도 평택의 주한미군기지를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5시 6분과 5시 27분경 북한이 원산 갈마 일대에서 동북방 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며 고도는 약 30km, 비행거리는 250km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합참이 분석한 발사 장소와 비행거리가 정확할 경우, 북한이 '가상의 타격점'을 지정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원산 갈마 지역에서 주한미군기지가 자리한 평택 캠프 험프리스까지 거리는 구글어스 위성사진 기준으로 250km인 것으로 측정된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한은 과거에도 특정 가상 목표를 대상으로 타격 훈련을 했기 때문에 평택 기지를 염두에 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지난번 발사보다 고도까지 낮춰 평택 기지에 배치된 패트리엇 PAC-3 요격을 어렵게 한 측면도 있다"고 했다.

스텔스 전투기 F-35A가 배치된 청주 공군기지를 겨냥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발사 장소인 원산에서 청주 기지까지 거리는 약 270km다.북한 매체들은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직후인 지난 26일 "거듭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남측 지역에 첨단공격형 무기들을 반입한다"고 비난한 바 있다.

김광인 코리아선진화연대 소장은 "북한은 미사일 비행 거리에 의미를 부여해온 전례가 있다"며 "정확한 발사 목적이 무엇인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북한은 앞서 2016년 7월에도 황해도 황주에서 동해상으로 3기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부산·울산 지역까지 곡선으로 탄착지점이 표시된 지도를 노동신문 등을 통해 공개한 바 있다.

당시 북한 매체는 "발사훈련이 '미제'의 핵전쟁 장비들이 투입되는 '남조선' 작전지대 안의 항구·비행장들을 선제타격하는 것으로 모의해 사거리를 제한하고 진행했다"고 했다.

북한 매체들은 2016년 3월 김정은 위원장의 탄도미사일 훈련 참관 당시에도 "해외 '침략' 무력이 투입되는 적지역의 항구들을 타격하는 것으로 가상해 목표 지역의 설정된 고도에서 핵전투부를 폭발시키는 사격방법으로 진행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앞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발사된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두고 "매우 일반적인 단거리 미사일"이라며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에 대해 경고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25일 발사된 탄도미사일에 대해 "'남조선' 군부호전 세력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한 무력시위의 일환"이라고 목적을 명시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미사일을 연달아 발사한 북한의 실제 목적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압박"이라며 "대미(對美) 도발 수위를 높여서 결국 향후 실무회담에서 북한이 원하는 답을 얻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31일 발사된 미사일에 대한 구체적인 제원 등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음날(1일) 북한 매체를 통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발사 현장 모습과 보도 내용 등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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