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서울대 교수, 조국

등록 2019.10.15 21:48

수정 2019.10.15 22:05

미국 영화감독 톰 그린이 차에서 레드카펫을 꺼내 깔아놓고 걷습니다. 일본 기자들에게는 일본어로 인사합니다.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

무슨 영화제 시상식 같은데 엉성합니다. 아카데미상 시상식 전날 최악의 감독과 배우를 발표하는 골든 래즈베리상입니다. 조롱하는 상이어서 참석하는 수상자가 거의 없지만 톰 그린은 능청스럽게 받아넘깁니다.

"내 꿈이 이뤄져서 다행입니다…"

여배우 할리 베리는 멋진 소감으로 응수합니다.

"훌륭한 패자가 될 수 없다면 훌륭한 승자가 될 수 없습니다…"

'서울대 부끄러운 동문상'도 야유하고 조롱하는 상입니다. 지난주 마감한 올해 투표에서는 유시민씨와 안민석 의원을 압도적 몰표로 따돌린 조국 동문이 1위에 올랐습니다. 그는 3년 전 우병우 전 민정수석을 비롯한 여권 인사들이 선정됐을 때 "이런 악조건 상황을 어떻게 돌파할 것인지 궁금하다"고 비꼬았던 것도 새삼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이런 조 전 장관이 어제 사표가 수리되자마자 곧바로 서울대학교에 복직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대학교 복직은 신청만 하면 사실상 자동 복직이기 때문에 이제 조 전 장관은 서울대 교수 신분으로 되돌아 간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내일부터는 급여도 받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는 예전에 정계에 진출한 교수들을 향해 폴리페서라는 공격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자신에 대해서는 "앙가주망, 즉 현실참여는 지식인과 학자의 도덕적 의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지난번 민정수석에서 잠시 물러나 있을 때도 알뜰하게 월급을 챙기더니 이번 역시 법무부 장관에서 물러난 바로 그날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복직을 신청했습니다.

그는 지난 8월 잠깐 복직했을 때 "그냥 정치나 하시라"는 대자보가 붙자 "극우 학생들이 움직이고 있어서 안타깝다"고 했었습니다. 그러면서 "선생은 학생을 비난하지 않는다"는 앞뒤가 안 맞는 말을 붙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서울대 학생들과 동문들이 벌써 반발하고 있고 조국 장관 복직 반대 집회를 열 움직임도 있습니다. 조 전 장관이 이번에는 또 어떤 궤변으로 자기 합리화를 할 복직의 변을 내 놓을지가 벌써 궁금해집니다.

10월 15일 앵커의 시선은 '서울대 교수, 조국'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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