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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판박이 사건 '페스카마 15' 때는 '품어줘야 한다' 더니…

등록 2019.11.09 19:06

수정 2019.11.09 19:10

[앵커]
방금 리포트에서도 보셨지만 강제북송은 청와대가 결정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문재인 대통령이 변호사 시절 담당했던 '페스카마 선상 살인사건'과 매우 유사합니다. 조선족 선원들이 동료선원 11명을 살해한 사건이었지만 당시 문 대통령은 "가해자들도 동포로서 품어야 한다"고 변론했습니다.

오늘 포커스는 당시와는 크게 달라진 청와대의 대응에 맞췄습니다.

 

[리포트]
한국으로 밀입국하려는 속칭 조선족 밀항자들이 탄 어선에서 벌어지는 무차별적 살인 사건을 다룬 영화 ‘해무’ 

“이 배에선 내가 대통령이고 판사고 너희들 아버지야!"

지난 1996년 남태평양 해상에서 벌어진 ‘페스카마 15호’ 사건은 이 영화보다 더 잔혹한 사건이었습니다. 참치잡이선 페스카마호의 조선족 선원 6명이 동료 선원 11명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시신을 바다에 유기한겁니다. 선장을 포함해 한국인 7명, 인도네시아인 3명 조선족 1명이 희생됐습니다.

범인들은 일이 서툴다며 선장에게 구박을 받고 배에서 내릴 처지까지 되자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참사 20여일 만에 살아남은 몇몇 선원들이 살인자들을 유인해 창고에 가두면서 유혈극은 끝나게 됩니다.

범인들은 우리 해경에 넘겨졌고, 재판을 받았습니다. 당시 국민들은 무려 11명이나 살해하고 시신까지 바다에 버린 조선족 선원들에 대해 극도로 분노했습니다.

이들의 재판을 2심부터 맡아 범인들을 변호한 사람이 당시 법무법인 부산의 문재인 변호사였습니다. 문재인 변호사는 추후 한 인터뷰에서 “'페스카마15호' 사건의 가해자들도 동포로서 따뜻하게 품어줘야 하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 변론은 정치적으로 끊임없는 공격의 대상이 됐습니다.

박근혜 / 당시 대선후보(2012년 12월 대선후보 토론회)
"문후보님은 스스로 인권변호사라 말씀하신걸로 알고 있습니다. 국민인권뿐 아니라 선장과 선원 잔인하게 살해했던 페스카마호 조선족 선원들까지 변호할 정도로 인권 의식 높으신 것으로 들었습니다."

선장과의 갈등이 원인이 되고 한밤중에 계획을 세워 동료들을 차례로 살해한 것 등이 페스카마호 사건과 이번 북한 어선 사건이 닮았지만 대처는 전혀 달랐습니다.

정부는 진상 규명 논란에도 북한 선원 2명을 16명을 살해한 '흉악범'으로 규정해 조사 사흘 만에 강제 북송했습니다.

이인철 / 변호사(한국자유민주정치회의)
"사법권을 행사를 해서 일반 살인사건일지 아니면 국가보안법상 잠입일지 조사는 해봐야 되는것 아니냐. 돌려보낼, 송환의 근거는 법적으로 없는 것 같다"

그 작은 배에 젊은 남성들 19명이 어떻게 탔는지, 배에선 과연 무슨 일들이 벌어진 것인지, 선원들은 물론 배 마져 보내 버려 정확한 진상 파악은 불가능해 졌습니다.

뉴스7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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