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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욱 앵커의 시선] 조국의 진실게임, 시즌2

등록 2019.11.27 21:47

수정 2019.11.27 21:59

이 영화는 주인공이 지하철을 놓쳤을 때와 탔을 때, 두 가지 삶을 교차해 보여줍니다. 지하철을 놓친 주인공은 강도를 당하고 응급실로 가게 됩니다. 반면 닫히는 지하철 문을 비집고 탔을 때는 멋진 남자를 만납니다. 한 순간의 선택은 한 사람의 운명을 바꿔놓곤 합니다.

조국 전 장관을 보며 그가 만약에 법무장관 자리를 사양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생각해 봅니다. 아마도 가족의 여러 의혹이 언론에게 추적당하지 않고 그냥 지나갔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랬다면 아내와 동생이 구속돼 법정에 서지도 않았고, 본인이 검찰에 소환되지도 않았겠지요. 여기가 끝이 아니었습니다. 유재수 전 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이 수면위로 올라오더니, 이번에는 야당 시장을 겨냥한 하명 수사 의혹에도 그의 이름이 등장했습니다.

이 두 사건은 한 가족의 비범한 일탈이 아닌 권력형 비리로 연결될 가능성 때문에 폭발력이 훨씬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두 의혹의 무대가 모두, 그가 이끌었던 민정수석실입니다.

청와대 사정을 아는 사람들에게 수석비서관 중에 누가 가장 세냐고 물으면 열이면 열 민정수석이라고 합니다. '권부 안의 권부'라는 얘기입니다. 검찰 경찰 국세청 국정원 감사원 공정위까지 힘깨나 쓴다는 기관 사람은 다 모여 있는 곳이고, 권력의 운명을 결정할 온갖 정보가 시시각각 쌓입니다.

그 감시망에는 대통령의 가족, 친인척도 예외가 아닙니다. 작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정수석실이 야당 시장에 관한 첩보를 경찰에 내려 보내 수사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시장으로 당선된 여당 후보는 대통령의 친구였고, 경찰 수사 책임자는 경찰 수사권 독립을 외쳐온 대표적인 인물이었습니다. 그 석연치 않은 그림의 핵심에 조국 전 수석이 등장하는 것이 과연 우연인지는 앞으로 검찰 수사에서 밝혀질 겁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치권력의 선거 개입보다 더 엄중한 사안은 없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진실의 길목에 조국이 있었습니다. 조 전 장관은 과거 김태우 전 수사관의 폭로와 관련해 "책략은 진실을 이기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이제 그 스스로 이 말에 대한 책임을 지기를 다시 한 번 촉구합니다.

11월 27일 앵커의 시선은 '조국의 진실게임, 시즌2'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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