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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警 수사권 독립 전도사서 檢 '선거농단' 수사 받는 황운하

등록 2019.12.01 19:36

수정 2019.12.01 20:31

[앵커]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은 경찰 수사권 독립을 위해 검찰과 싸우는 투사, 검경 수사권 조정의 전도사로 불리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표적 수사로 선거에 개입했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이제 검찰 수사를 받게 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오늘의 포커스는 황운하 청장에 맞춰봤습니다.

 

[리포트]
검경 갈등이 불거질 때마다 항상 등장하는 이름, 황운하. 20년 전 성동경찰서 형사과장 시절 휘하 경찰관들이 검찰에 파견되자, "법적 근거가 없다"며 원대복귀시킨게 시작이었습니다. 줄곧 경찰의 수사권 독립을 외쳐왔죠.

황운하 / 대전지방경찰청장
"부정부패도 이번 사례에서 보듯이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지 썩은 사과가 하나라고 볼수 없거든요."

'검찰 저격수'라는 수식어도 붙었습니다.

황운하 / 대전지방경찰청장
"언론에서 보도됐듯이 비리백화점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구조를 반성해야…."

검경 갈등 사례로 꼽히는 '울산 고래고기 환부' 사건도 황 청장이 지휘했습니다.

황운하 / 대전지방경찰청장
"검찰이 영장청구를 독점함으로써 경찰의 수사를 훼방하거나 또는 경찰의 수사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황 청장은 당시 갈등을 구성해 '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라는 에세이를 최근 출간하기도 했죠. 황 청장은 검찰뿐 아니라 경찰에도 '수사권 독립 의지'를 문제삼아 쓴소리를 거듭해왔습니다. 덕분에 미운털이 박혀 경무관으로 계급 정년을 목전에 뒀었죠.

하지만 검경 수사권 조정을 강조한 문재인 정권이 2017년 출범하며 치안감으로 승진합니다. 그렇게 부활한 그의 지휘를 받은 울산경찰은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실 압수수색에 나서죠. 여권 후보를 돕기 위한 기획 수사라며 거센 비판이 일었습니다.

장제원
"황운하 청장은 울산시청 압수수색 전에 송철호 변호사를 3차례에 걸쳐 만나 검찰개혁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고 스스로 밝혔습니다."

결국 당시 선거는 문재인 대통령의 30년 동지, 송철호 변호사의 당선으로 끝났습니다. 압수수색 1년 만에 김 전 시장의 측근들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죠.

황운하 / 지난달 국감
"압수수색과 선거 낙선이 어떻게 인과관계가 있는지는 입증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경찰 수사의 시발점인 범죄 첩보가 청와대에서 이첩된게 드러난거죠.

김기현 / 전 울산시장
"청와대가 공권력을 동원해 민심을 강도질한 전대미문의 악랄한 권력형 범죄를 자행한 의혹에 관한 사항으로서…"

황 청장은 하명수사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황운하 / 대전지방경찰청장
"울산경찰청과는 전혀 무관한 일입니다. 대꾸 할 가치가 없는 소설 같은 이야기죠."

하지만 검찰은 모종의 거래를 의심합니다. 황 청장이 이례적 승진 뒤 수사에 나선데다, 이후 고향인 대전경찰 총수로 갔기 때문이죠. 야당은 한술 더 뜹니다.

곽상도 / 자유한국당 의원
"통상 1년 정도 하던 울산청장 자리를 8개월 만에 물러났습니다. 이재열 청장의 경질도 사전정지 작업의 일환으로…."

황 청장은 당초 민주당 공천을 받아 대전 지역 총선 출마도 계획했지만, 오늘 경찰청으로부터 명예퇴직 불가를 통보 받았습니다. 수사가 끝나기 전까지는 출마 길이 막힌 셈입니다.

검찰을 향해 거센 비판을 쏟아내다 이제는 검찰 표적이 된 황 청장, 과연 끝까지 떳떳한 검찰 저격수로 남을 수 있을까요.

뉴스7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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