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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주 앵커가 고른 한마디] '최선을 다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등록 2019.12.21 19:46

수정 2019.12.21 20:36

이세돌 9단이 3년 9개월만에 다시 인공 지능과 마주 앉았습니다. 그 사이 이 9단은 은퇴를 선언했고 이번에 상대하는 한돌은 3년 전 알파고보다 진화한 AI였습니다. 그래서 이 9단은 두 점을 깔았습니다. '질 자신이 없다'는 말을 할 정도로 자부심이 강한 이 9단이 AI보다 하수란 걸 받아들인 결과입니다.

이런 날이 오는구나, 당황스럽긴 했다고 고백을 하더군요. 더 냉정한 현실은 두 점을 먼저 놓고도 전문가들은 한돌의 우세를 점쳤고 이 9단조차 솔직히 연습 승률이 50%도 안 됐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는 어떤 심정으로 대국장에 앉았을까요

이세돌 / 프로 바둑 기사 9단
"승패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그런 모습 보여드리려고 했거든요. 최선을 다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인간은."

대국을 앞둔 열흘은 바둑만 생각하고, 자고 먹는 시간 외엔 연습했습니다. 예상을 깨고 한돌을 불계승으로 꺾은 날도, 복기 하느라 20여분이나 자리를 뜨지 않았습니다. 그는 현실을 냉철하게 파악하고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오늘의 승리를 복기하며 내일 경기를 준비했습니다. 

2019년도 열 하룻 밤만 지내면 마침표를 찍습니다. 저는 이 십여일 동안 한 바둑인이 세 시간 남짓 대국에 임하는 자세를 '복기'하면서 2020년 밑그림을 그려볼까 합니다. 이 9단은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한 마디를 덧붙였습니다. '최선을 다하면 종종 기적 같은 게 일어나지 않나' 그래서 이 9단은 인공지능을 두 번 이긴 유일한 인간으로 남게 됐습니다.

앵커가 고른 한마디는 '최선을 다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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