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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4·15 총선', 전자개표 대신 20년 만에 수개표?

등록 2019.12.27 21:12

수정 2019.12.27 22:18

[앵커]
새로운 선거법으로 비례대표만을 노리는 정당이 수십개 등장할 거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투표용지의 길이가 1미터가 될 거란 얘기도 있고 전자 개표가 불가능해져 중앙선관위가 수개표를 검토중이란 보도도 나왔습니다. 갖가지 진풍경이 예상되는데 오늘은 이 문제를 따져보겠습니다. 강동원 기자. 투표용지 1.3m 될 것이다 이건 자유한국당의 주장이지요 근거가 있습니까? 

[기자]
보통 각 정당을 표기하는 칸의 세로 길이는 1.5cm인데요. 정당이 많아지면 1cm까지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정당과 정당 사이를 구분하는 사이 간격도 최대 0.3cm까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이걸 계산해보면, 100개의 정당이 생기면, 투표용지는 1.3m가 되는게 맞습니다.

[앵커]
그런데 그건 정당이 백개가 생겨야 그렇다는 거지요? 현실성이 있습니까?

[기자]
어렵습니다. 정당 창당을 하려면, 5개 이상의 시도당을 가져야 하고요 각 시도당은 1천명 이상의 당원을 가져야 합니다. 이 경우에 모두 해당하더라도 비례 후보 한명당 정당이 1500만원의 기탁금을 내야합니다. 100개의 정당이 출현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죠.

[앵커]
전자개표를 못할 것이란 얘기도 나오던데 그건 무슨 뜻입니까?

[기자] 
현재 선관위에 등록한 정당은 34개 고요. 창당 절차가 진행 중인 정당도 16개나 됩니다. 총선에 임박하면 정당 수는 더 늘어나겠죠. 특히 이번 선거법 개정으로 비례정당 등이 생기면서, 이중에 절반만 참여하더라도 내년 총선의 정당은 24개가 넘게되는 거죠. 이렇게 되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전자개표기 이용은 불가능합니다. 투표용지를 분류할 수 있는 최대 길이가 34.9cm인데, 아까 계산대로라면, 24개 이상의 후보가 생기면 34.9cm를 넘게 됩니다.

[앵커]
그럼 사람이 일일히 손으로 개표를 해야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2000년 이전에는 다 손으로 일일히 개표를 했는데, 개표원도 훨씬 많이 필요합니다. 또 선거 때마다 밤샘이 지속됐고, 피로누적과 단순반복 작업에 따른 오류 등의 위험도 있었죠. 실제로, 100% 수개표 때인 15대 대선에 투입된 선거 개표사무원은 2만8359명이고 개표 소요시간은 7시간 30분이 걸린 데 반해, 전자개표기가 도입된 16대 대선 당시 개표사무원은 1만3528명으로 절반으로 줄었지만 개표소요시간은 3시간 49분으로 오히려 단축됐습니다. 이로 인한 예산 절감효과도 물론 있었고요

[앵커]
저도 과거 수개표 시절에 밤샘 취재했던 기억이 나네요. 선거법 때문에 개표 풍경이 20년 전으로 돌아갈 수도 있겠군요 강 기자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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