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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상 꿈도 못 꿔"…이재민들 '컨테이너 명절'

등록 2020.01.25 19:20

수정 2020.01.25 19:38

[앵커]
가족들과 한자리에 모이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분들이 또 있습니다. 태풍, 산불 피해로 집을 잃은 이재민들입니다.

비좁은 컨테이너에서 쓸쓸한 설을 맞고 있는 이들에게 이승훈 기자가 찾아갔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10월 500mm가 넘는 물폭탄과 강풍을 몰고 왔던 태풍 미탁. 태풍 미탁은 88살 김정자 할머니의 56년 삶의 터전을 앗아갔습니다.

잠시 대피하는 줄 알고 왔던 컨테이너 생활이 벌써 3개월째. 김정자 할머니는 올해 설은 포기했습니다.

김정자 / 태풍 이재민
"술이나 한잔 부어놓고, 그대로 지내는 거지. 뭐 아무것도 없으니까. 아무것도 없어 숟가락도 하나 못 건졌어."

갑작스런 물난리를 피하느라 가재도구도 제대로 못 챙기고 대피한 다른 이재민들 사정도 마찬가지입니다.

태풍에 집을 잃은 이재민들은 이렇게 비좁은 컨테이너에서 설 명절을 보내게 됐습니다.

30제곱미터 남짓 컨테이너 안에서 온 가족이 모이는 설 차례는 꿈도 못 꿉니다.

김상수 / 태풍 이재민
"애들도 오고, 가족이 오고 하면 뭘 해줘야하는데, 세간살이랑, 식기랑 아무것도 없다 보니까..."

강원 산불 피해 이재민들도 지난해 추석에 이어 이번 설도 컨테이너에서 맞았습니다.

한영복 / 산불 이재민
"(자녀분들이 내려오지 못한다는 거네요?) 그렇지. (어떤것 때문에 그런가요?) 잠자리 때문에 그렇죠.(와서 비좁고 하니까.) 네."

잠깐이면 될 줄 알았던 대피 생활이 수 개월째 이어지면서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이재민들의 명절이 쓸쓸하기만 합니다.

TV조선 이승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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