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포커스] 생산량 "1200만장→1000만장"…정부 '마스크 행정' 엇박자

등록 2020.02.27 21:31

수정 2020.02.27 21:52

[앵커]
앞서 보셨듯 코로나19 사태 한달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마스크 대란이 벌어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정부 부처들의 엇박자 행정입니다. 대표적인 예 하나 들어보죠. 기획재정부가 하루에 생산할 수 있는 마스크 양을 1200만장이라고 했는데, 식약처는 1000만장이라고 합니다. 이 뿐이 아닙니다. 판매처, 재사용 여부 등 구체적 사안들도 부처간 말이 다릅니다.

오늘의 포커스입니다.

 

[리포트]
시민들이 '마스크 찾아 삼만리'를 펼친지 한달. 기획재정부는 어제 일일 마스크 생산량 1200만장의 50%를 정부가 공급하겠다고 했습니다.

1200만장의 50%는 600만장이죠. 그런데 몇시간 뒤, 식약처장의 계산은 달랐습니다.

이의경 / 식품의약품안전처장(26일)
"생산된 마스크의 50%가 공적 판매처로 출하될 것입니다. 대구경북지역에 100만장, 농협 및 약국 등을 통하여 매일매일 350만장, 방역현장에는 매일 50만장.."

100만장 더하기 350만장 더하기 50만장은 500만장. 500만장이 생산량의 50%라면, 하루 마스크 생산량이 1000만장이란 얘기입니다.

식약처장 발표후 기획재정부는 1200만장을 1000만장으로 고친 보도자료를 다시 냈고,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오늘 하루 마스크 생산량이 1000만장이라고 브리핑했습니다.

정부가 현황을 어떻게 파악했길래, 충청남도 인구 전체가 하루에 쓸 물량인 마스크 200만장이 있다가 없어진걸까요.

정부는 또, 마스크 판매처에 전국 4만여개 편의점도 포함시킨다는 방침이었습니다.

정세균 / 국무총리
"많은 국민들께서 마스크는 이제 생필품을 넘어 생명줄이라고 생각하고 계십니다. 쉽게 마스크를 구매하실 수 있도록.."

하지만 편의점에서 마스크 찾기란 여전히 힘들고, 편의점 업체들은 "정부가 판매처에서 일방적으로 제외시켰다"고 주장합니다.

정부는 1인당 마스크 구매수량을 5개로 제한하고, 가격을 "합리적 수준으로 권고하겠다"고 했지만, 현장에서 지켜질지도 미지수죠.

이번달 중국 마스크 수출량은 두달 전 대비 200배 폭증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이러다보니 마스크 재사용이 불가피해졌지만 이 또한 정부 부처간 말이 다릅니다.

정은경 / 질병관리본부장(4일)
"재사용하면 안에 있는 필터 이런게 문제가 될 수 있고 또 '빨아서 쓰지 말라'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식약처는 재사용도 괜찮다며 본인이 오염 정도를 판단하라고 했습니다.

이의경 / 식품의약품안전처장(26일)
"마스크의 오염 정도를 본인이 판단해서 본인이 사용하는 전제조건하에서 일부 재사용할 수 있다.."

정작 '오염 정도의 판단 기준'이 뭔지는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첫 코로나 확진자 발생후 38일, 환자가 네자리수가 돼서야 나온 마스크 공급 긴급대책인데도 갈팡질팡입니다. 정부의 '마스크 행정'에 국민들은 몇점을 줄까요.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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