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뉴스9

[포커스] 작별인사도 못하는 '코로나 유족들의 恨'

등록 2020.03.30 21:40

수정 2020.03.30 22:49

[앵커]
전세계 코로나 사망자의 유족이 겪는 아픔은 가족을 잃은 슬픔뿐 만이 아닙니다. 감염 위험에 서둘러 장례식을 치뤄야하는 탓에 고인과 제대로 된 마지막 인사 조차 나눌 수도 없습니다.

오늘의 포커스입니다.

 

[리포트]
이탈리아의 한 성당을 가득 메운 코로나 사망자들의 관. 신부님 홀로 성수를 뿌립니다.

카르미나티 / 伊 신부
"한 남자분의 부탁을 받았어요. 숨진 아내에게 '당신을 정말 사랑했다'고 대신 말해달라고요."

스페인의 한 성당에 코로나 사망자의 관이 운구됩니다. 장례식에 참석한 이는 고인의 딸 가족 단 2명. 마스크를 쓴채 멀찌감치 고인과 작별합니다.

그나마 고향에 묻히는 것도 다행인지, 매장지를 찾지못한 시신은 군용차량에 실려 타향으로 떠납니다. 아이스 링크장도 임시 영안실이 됐죠.

코로나 사망자가 모두 1만8천명에 육박한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선,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위한 쓸쓸한 장례식이 일상이 됐습니다.

스페인 요양원 직원
"(어디든) 가족이 오지 못하게 해서 장례 절차에 대해선 아무것도 모릅니다"

대가족 중심 문화였던 만큼, 작별 인사없이 가족을 보내는 이들의 한은 깊어집니다. 장례 문의 전화를 받는 미국의 한 장의사. 미국 역시 가족, 친척, 지인들이 북적이던 장례식은 코로나 사태후 옛말입니다.

노펠트 / 미국 장의사
"장례시간은 1~2시간, 참석자도 12명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고인을 어루만지며 마지막 인사를 나누던 서구의 장례 풍습도 함께 사라졌습니다.

국내 코로나 유족들도 엄격한 장례절차를 따르긴 마찬가지. 정부는 임종시, 가족들 보호구 착용을 의무화하고, 시신은 두겹으로 밀봉해 관에 안치후, 화장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장례문화도 바꾼건지, 조문을 못온 이들을 위해, 장례식 장면을 SNS로 생중계하고, 지인들은 추모를 댓글로 달기도 합니다.

온몸에 비를 맞으며 광장에 등장한 83세 고령의 프란치스코 교황. 인류를 코로나에서 구원해달라고 기도를 올립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인류는 모두 한배를 탔습니다."

바이러스가 앗아간 목숨은 현재까지 전세계 3만3천여명. 그 몇 배의 유족들은 지상에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윤태호 /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28일)
"유가족분들께는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코로나 유족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지름길은 하루빨리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는 겁니다.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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