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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욱 앵커의 시선] 삼성의 미래

등록 2020.05.07 21:46

수정 2020.05.07 21:56

세계적 호텔체인 힐튼의 상속녀 패리스 힐튼이 인터뷰를 합니다.

"두렵지만 강해지려 하고 있고 법원 판결에 준비돼 있습니다"

음주운전을 반복했다가 징역형을 선고받은 그녀는 막상 교도소로 가면서 눈물을 흘립니다. 패리스 힐튼은 모델 배우 가수로 활동하며 끊임없이 화제를 몰고 다닙니다. 하지만 주로 나쁜 쪽입니다. 마약소지 혐의로 한 해 세 차례나 체포됐고 사생활 비디오가 유출되기도 했지요. 남동생도 승무원 멱살을 잡고 "해고시키켔다"며 기내난동을 부렸습니다. "당신 사장을 잘 안다. 우리 아버지가 돈으로 수습해줄 것" 이라고 큰소리쳤다고 합니다.

그런데 힐튼가 남매의 사생활을 비난하는 목소리는 커도 힐튼호텔까지 공격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소유와 경영이 분리돼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전문 경영체제를 갖춘 선진국 기업에서는 '오너 리스크' 라는 말이 생소하기 마련입니다.

반면 오너 경영 위주로 운영해온 우리 대기업 역사에서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포기선언은 획기적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전문 경영은 공정성과 투명성, 전문적 경영기법을 꾀할 수 있고, 오너 경영은 신속 과감한 결정, 장기적 사업 추진, 강한 리더십이 강점입니다.

우리 경제가 대기업을 주축으로 단기간에 성장한 것도 오너 경영의 힘과 효율 덕분이었음을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때문에 경영권 승계 문제에 발목이 잡힌 삼성의 총수가 재판 와중에 대국민 사과를 하는 장면은 안타깝다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회장의 선언이 삼성의 변신은 물론 대한민국의 기업문화를 새롭게 일구는 계기가 될 거란 기대를 먼저 해 봅니다. 창업 이래 고수해온 무노조 경영을 버리겠다고 선언한 것도 일단은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삼성과 이 부회장이 관련된 재판이 아직 여러 건 진행 중입니다. 때문에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해 사과를 했을 거란 비판도 있습니다. 하지만 재판은 재판대로, 삼성의 변신은 변신대로 평가하는 것이 옳습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이윤을 남겨 국가경제를 살찌우고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삼성이 그 동안 수많은 변화와 혁신을 통해 한국경제에 기여해 온 만큼 이 부회장의 이번 선언 역시 잘못된 과거와의 단절, 그리고 새로운 삼성의 출발점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국민은 이제 다시 한 번 삼성의 변신을 지켜볼 것입니다.

5월 7일 앵커의 시선은 '삼성의 미래'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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