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7

[오현주 앵커가 고른 한마디] 못다 핀 꽃, 그래도 기억되고 싶은 나무

등록 2020.05.30 19:45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구슬픈 아리랑을 부른 고 박차순 할머니는 19살 중국에 끌려와 일본군 위안소에서 고초를 당했습니다. 수치스러워 귀국하지 못한채 중국 땅에 살았고, 기억하는 한국어는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이 아리랑이었습니다.

중국에 남은 마지막 한국인 위안부 피해자였던 박 할머니는 고향에 오고싶은 꿈도 이루지 못하고, 3년 전 숨을 거뒀습니다. 나흘 전엔 국내 위안부 피해 생존자 한 분도 못다 핀 채로 세상을 떠나셨지요. 

이 그림은 고 김순덕 할머니가 생전에 그린 자신의 모습입니다. 제목은 '못다 핀 꽃'. 그리고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여기 봉오리를 터뜨리기 전 목련꽃이 꼭 내 신세 같네. 제일 이쁠 적에 제대로 한 번 피어보지도 못한 것이 나랑 닮았어."

못다 핀 꽃의 한을 풀고 가라는 이용수 할머니의 호소에도 윤미향 전 정의기억연대대표는 결국 의원직을 택했습니다. 가슴에 위안부를 상징하는 나비 모양 배지를 달고 나타난 윤 의원은 할머니에게 사죄하려 했지만 받아주지 않았다는 식으로 자신을 변호했습니다.

윤미향 / 의원
"할머니께 사과 말씀을 드리려고 여러 차례 시도를 했지만 이미 그것은 할머니께 변명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할머니에게 제 마음을 진심을 전하는 일은 노력은 계속하고 싶습니다."

30년 간의 동행자가 떠나버린 이용수 할머니는 이제 우리에게 호소를 합니다. 국민이 나서달라고요.

이용수 할머니
"여러분들이 피해자가 아니라고 해서 여러분들이 안심하면 안됩니다. 여러분들도 다 피해잡니다. 지금 이 문제 해결에 앞장서셔서..."

잊지 말아달라고도 했습니다. 자신은 '나무는 나무인데 크지도 작지도 않고 가지고 다니지도 않는 나무 꽃은 피지 않지만 잎은 푸른 잎으로 조선의 역사적인 나무' 라면서요. 저희가 기억하겠습니다. 윤미향 사태로 다시금 떠오른 위안부 문제가 여기서 끝나지 않도록 계속 관심 갖겠습니다. 그간 다소 소홀했던 것도 죄송합니다.

오늘 앵커가 고른 한마디는 '못다 핀 꽃, 그래도 기억되고 싶은 나무' 였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