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포커스] "아무도 돕지 않았다"…외면당한 23살 유망주의 죽음

등록 2020.07.03 21:31

수정 2020.07.03 21:50

[앵커]
그렇다면 최 선수가 가혹행위를 호소 한 곳은 철인3종 협회 뿐이었을까요. 최 선수는 지난 2월부터 여러 기관에 6차례 이상 도움을 요청했지만 모두 외면당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극단적 선택 전 날에도 도움 요청은 이어졌습니다. 다시 말해.. 제대로 된 대책이 나왔다면 최 선수를 살릴 수 있었던 것이기도 합니다.

철저히 외면당한 유망주의 죽음에 오늘의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리포트]
열 네 살에 시작한 철인 3종. 1500미터를 헤엄치고. 40킬로미터, 페달을 밟아. 다시 10킬로미터를 달려야 하는 극한의 경기.

반복되는 힘든 훈련에도 매일 일기를 쓰며, 스스로를 채찍질했습니다.

최고가 되기 위해 들어간 '국내 최강'이라던 실업팀. 그런데 거기서 지옥이 시작됐습니다. 때리고

팀닥터 A씨
"너 이리로 와. 이빨 깨물어"

욕하고

감독 B씨
"X 같은 X이. XX 같은 X이. 뭐가 열심?"

가혹행위까지

감독 B씨
"굶어라 3일. 물도 먹지 말고"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감독 B씨
"얘 좀 맛갔네. 아이고. 또 정신병 돌겠네. 도지겠네. 보니까"

폭언, 폭행에 시달리다 힘겹게 용기를 냈지만 세상은 차갑기만 했죠.

2월에 경주시청에 민원을 넣었지만,

경주시청 관계자
"조사를 해보니까 우린 그런 적 없다. 왕따나 언어폭행 그런 사실이 없다고 해서..."

3월에는 수사당국에 고소했습니다.

경찰관계자
"감독은 혐의를 부인하시기 때문에...(동료도) 물어보니 전혀 기억이 안 난다고 하거든요."

4월엔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 지난달엔 대한철인3종협회에 진정을 넣고 사망 전날 인권위에 다시 진정을 넣었지만, 별다른 조치는 없었죠. 

철저한 외면 속에 남긴 마지막 메시지엔,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 그리곤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가족과 친구들은 그저 눈물로 배웅해야했습니다.

세상은 그가 떠난 뒤에야 고개를 숙이고,

김승호 /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상심 크실 가족분들께 위로의 말씀과 함께 또다시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뒤늦은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최윤희  /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직접 조사단을 꾸려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고..."

열여덟 나이에 주니어 국가대표로 선발돼, 카메라 앞에서 환하게 웃었던 고최숙현 선수. 이제 더 이상 그를 볼 수 없습니다.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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