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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체육 비리 근절" 12년간 12번…대책만 되풀이, 왜?

등록 2020.07.07 21:27

수정 2020.07.07 21:31

[앵커]
이런 일이 생길때마다 정부는 마치 고장난 녹음기처럼 똑 같은 대책을 약속해 왔습니다. 이번에는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 먼저 들어보시고 이번에는 정말 달라질 가능성이 보이는지 따져 보겠습니다.

박양우 /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젊은 선수들이 희생되는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습니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윤슬기 기자,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겠다 역시 많이 들어본 말인데 그동안도 비슷한 대책들이 많이 나왔지요?

[기자]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2건, 그러니까 매년 1건 꼴로 대책이 나왔습니다. 이 가운데 폭력 관련 대책이 7건인데요 보시다시피 '근절대책'이 3건, '방지대책'이 2건, '개선방안' '폭력행위자 퇴출' 등이 있었습니다.

[앵커]
정부가 특히 강조한게 '무관용 원칙'인데 이건 새로운 대책입니까?

[기자]
아닙니다. 이미 지난 2013년 '스포츠 폭력 근절 대책'에 "폭력행위에 무관용 원칙을 철저하게 적용할 계획"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앵커]
그럼 그동안은 이 원칙이 잘 지켜졌습니까?

[기자]
체육계 내부 솜방망이 처벌이 올 초 감사원 감사에서 잇따라 드러났죠. 대한체육회가 징계 처분한 104건 중 33건이 징계 기준 하한보다 낮은 처분, 즉 무관용원칙이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또, 폭력 등으로 징계를 받은 지도자 97명 모두 자격증 취소나 정지를 안받은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전문가 얘기 들어보실까요?

최동호 / 스포츠 문화연구소장
"중학교 때부터 운동 시작해서 같은 종목 사람들은 거의 다 알게 돼요. 징계 줄 때 온정주의에 휩싸이게 되는 거죠. 재심하면 징계 다 경감해주고.."

이에, 정부는 외부인이 참여하는 선수 보호 기구, 스포츠윤리센터의 내달 출범을 약속했습니다.

[앵커]
이건 드러난 경우고 사실 드러나지 않는 경우도 많지 않겠습니까?

[기자]
체육계는 팀, 지역, 종목, 대한체육회, 문체부 순으로 상급단체가 이어집니다. 선수가 자신의 생사여탈권을 쥔 감독 비위를 윗선에 알리기란 사실상 선수생명을 걸어야할 일이겠죠. 실제, 선수 70% 이상이 "고발해봤자 도움이 안된다"고 할만큼, 선수들의 내부 고발 의지는 위축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앵커]
폭행이나 폭언을당하면서 참을 수 밖에 없는 게 사실상 선수 생명을 걸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라는 거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철인3종같은 이른바 비인기종목은, 내부 고발이 더 힘들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대중에 노출이 덜 된 종목일수록 선수에 대한 감독의 영향력이 견제받지 않고,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죠.

[앵커]
선수들이 부당한 대우를 당했을때 마음놓고 외부로 노출시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이게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봐야 겠네요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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