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7

[따져보니] 백선엽 장군 현충원 안장 논란…與에선 '파묘' 법안도

등록 2020.07.12 19:21

수정 2020.07.12 19:30

[앵커]
백선엽 장군의 현충원 안장을 두고 정치권 논란이 여전합니다. 대전 현충원에 안장이 결정됐는데, 미래통합당과 예비역장성단은 서울 현충원에 모셔야 한다는 입장이고, 정의당에선 현충원 안장 자체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정치부 최원희 기자와 이 문제를 자세히 따져보죠. 6.25 전쟁 영웅으로 불리는 백 장군인데, 현충원 안장을 두고 왜 시끄러운 겁니까?

[기자]
네, 과거 일제 만주군 간도특설대에 복무한 이력을 두고 논란이 되고 있는 건데요. 간도특설대는 일제 패망 전까지 항일 무장세력과 민간인을 172명 이상 살해한 것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이 때문에 민족문제연구소는 백 장군을 2009년 출간한 친일인명사전에도 올렸는데, 백 장군은 생전 간도특설대 근무 경력은 있지만, 독립군과 전투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앵커]
백 장군의 현충원 안장은 규정상 문제 없는거죠?

[기자]
국립묘지법에 따르면 무공훈장 수여자 등으로 현충원 안장 대상이 규정돼 있습니다. 백 장군은 태극무공훈장 등을 받았기 때문에 자격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앵커]
어쨌든 백 장군은 대전 현충원 안장이 결정됐습니다. 그런데 당초 서울현충원 안장이 추진됐었다면요?

[기자]
이명박 정부에서 백 장군의 서울현충원 안장 방안을 검토했었습니다. 그때 이미 서울 현충원의 '장군 묘역'이 꽉 차 국가유공자 묘역을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기류가 바뀌었습니다. 보훈처장의 말, 들어보시죠.

박삼득 / 국가보훈처장 (지난 5월)
"서울현충원 장군 묘역은 만장입니다. 만장상태고 그래서 오시면 대전현충원으로 오실수 있지 않겠나…."

지난 5월엔 보훈처 직원이 백 장군 측을 찾아가 "대전에 모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앵커]
결국 묏자리가 없어서 장소를 옮긴 건데, 서울과 대전 현충원은 지역이 다른 것 말고, 어떤 의미의 차이도 있습니까?

[기자]
지위상 차이는 없습니다만 상징성을 놓고보면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1955년 국군묘지로 설립된 서울현충원은 주로 6.25 전사자들을 안장했습니다. 10년 뒤엔 국립묘지로 승격됐고, 자리가 부족하게 되면서 1985년 대전현충원이 설립됐습니다. 육군협회 관계자 얘기를 들어봤는데요, "서울현충원은 6·25 전사자를 위해 조성됐고, 11만 명의 무명용사가 묻혀 있다"는 점을 들어, 백 장군이 서울현충원에 안장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대한민국수호 예비역장성단도 백 장군이 서울에 묻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앵커]
그런데 보훈처의 입장은 공간이 부족하다는 거잖아요?

[기자]
장군묘역은 다 차 있지만, 다른 묘역 여분을 활용해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는 게 육군협회의 입장입니다.

[앵커]
다른 방법이 있다는 거군요, 사실 이 묏자리 논란은 민주당에서 친일 파묘 주장이 나오면서 한번 불거졌었는데, 관련 법안이 발의됐습니까?

[기자]
여당 일부 의원들이 그런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김홍걸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국립묘지 설치 및 운영법 개정안'에 따르면 친일 반민족 행위자와 서훈 취소자는 유골이나 시신을 국립묘지 밖으로 옮기는 조항을 담고 있습니다. "파묘가 마땅한 일"이라고 해 논란을 빚은 이수진 의원도 이 법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앵커]
그럼 이 개정안이 처리되면 백 장군 묘가 옮겨지는 건가요?

[기자]
법안 자체가 백 장군을 겨냥한 것이지만 쉽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 많습니다. 우선 양측 주장이 엇갈리기 때문에 '친일 반민족 행위'에 대한 판단이 쉽지 않은 측면이 있습니다. 또 여당이 이 법안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경우 보수진영에서 역풍이 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앵커]
역사의 평가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습니다만, 백 장군의 마지막 길이 정쟁으로 얼룩지는 건 바람직하지 않겠죠. 최 기자, 잘 들었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