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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Talk] 독립기념관 관람객 수 부풀리기 의혹…회사는 징계 고민中

등록 2020.07.31 13:07

수정 2020.07.31 13:22

지난주 독립기념관의 관람객 수 조작 의혹을 보도했습니다. 독립기념관이 국고보조금 지원 등의 이유로 부풀린 관람객 수를 입력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관람객 집계 업무를 담당했던 독립기념관 자회사 '한빛씨에스' 소속 직원 A 씨는 실제 관람객 수 수정 지시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 오전·오후 수시로 '인원 모자라다, 더 넣어라' 지시

 

[취재후 Talk] 독립기념관 관람객 수 부풀리기 의혹…회사는 징계 고민中
'독립기념관 정문 근무자 업무일지'


근거가 된 자료는 2년간 작성된 업무일지였습니다. 날씨와 민원 사항까지 꼼꼼히 기록된 일지에는 인원 수정을 요구한 독립기념관 직원의 실명은 물론, '외국인이 모자라니 더 입력하라', '목표 인원에 도달할 수 있게 (인원을) 6%씩 가산하라' 등의 지시사항이 적혀있었습니다.

독립기념관은 정확한 인원 집계를 위해 수정을 요구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자회사 직원이 집계하는 것은 '정문을 이용하는 인원'일 뿐, 다른 출입구로 들어오는 사람을 정확히 집계할 수 없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당초 기자는 업무 지시 당사자들과의 인터뷰를 위해 독립기념관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기념관 측은 홍보팀을 제외한 다른 직원들과의 인터뷰를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이준식 독립기념관장이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도 물어보려 했지만, 홍보팀은 '이런 걸로 인터뷰하기는 어렵다'는 답변을 남겼습니다. 

 

[취재후 Talk] 독립기념관 관람객 수 부풀리기 의혹…회사는 징계 고민中
'취재진을 만난 이준식 독립기념관장'


유네스코 가입 70주년 기념전 개막식을 위해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을 찾은 이 관장을 어렵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관장은 '객일(행사) 때에만 인원 수정 요청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취재진은 확인을 위해 독립기념관 행사 당시 주차장 이용 내역을 살펴봤습니다. 최대 인원 추산을 위해 소형차량에는 4명, 대형차량에는 25명이 탑승했을 것으로 가정해 계산했습니다.

일지에 적힌 인원과 주차장 이용 인원이 3천 명에서 3만 6천 명까지 차이가 났습니다. 독립기념관의 해명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가장 큰 이용률을 보이는 정문 출입구를 통과하지 않은 관람 인원이 행사 당시 2~3만 명에 달한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합니다.

더군다나 독립기념관은 행사 요원과 공연 참가자 수 백 명을 관람 인원에 포함한 것은 '예전부터 계속해온 관례'였다고 말했습니다.

납득하기 힘든 인원 추가가 있었던 것은 사실인 셈입니다.

■ '허위사실 유포하고 자기 과시했다'…개선보다 징계

보도 후 독립기념관은 출입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문제 해결보다 직원 단속에 더 집중한 모습입니다. 최근 독립기념관 자회사 '한빛씨에스'는 제보자 A 씨에게 '인사위원회 출석요구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 씨가 허위사실을 유포해 근무질서를 훼손한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항목에는 '지나친 자기 과시'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 씨가 본인 무용담을 얘기했다는 것이 징계 심의 사유에 포함됐다고 합니다.

준정부기관인 독립기념관 자회사의 징계 심의 사유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편협해 보입니다. 내부적으로 개선되지 않아 공익적 차원의 제보를 택한 직원을 대상으로 징계를 고민하는 것도 적절치 않습니다.

독립기념관은 자회사의 인사위원회 개최에 관해선 아는 바가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A 씨의 징계 심의 등은 오롯이 자회사 한빛씨에스의 문제라는 겁니다. 한빛씨에스는 인사위원회 회부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사유를 밝힐 수 없으니 A 씨와 직접 얘기하라'는 답변만 남기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 장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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