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전체

[취재후 Talk] 한 달 반째 사라진 아베…'마의 8월' '#사요나라' 조롱에도 두문불출 하는 이유는

등록 2020.08.01 15:02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6월 18일 이후 45일째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공식 기자회견을 열지 않는 것은 물론, 정기국회 후 열리는 상임위 출석도 거부하고 있다.

아베 총리의 흔적을 볼 수 있는 곳은 트위터와 일부 정부 비공개 회의 뿐이다.

 

[취재후 Talk] 한 달 반째 사라진 아베…'마의 8월' '#사요나라' 조롱에도 두문불출 하는 이유는
/ 아베 트위터 캡처


상황이 이러니, 일본 내에서는 '아베 은둔설'까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서 책임을 추궁 당할까 두려운 아베가 두문불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다 못한 일본 입헌민주당 등 주요 야당은 임시 국회 소집을 요구하는 요청서를 중의원 의장에 제출했다.

일본은 헌법 53조에 따라 중의원이나 참의원 전체 의원의 4분의 1 이상이 요구하면 내각이 임시 국회 소집을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아베 정권이 임시 국회 소집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국회가 소집될 경우, 코로나19 대응이나 최근 폭우 대응에 관한 추궁이 집중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도쿄신문은 지난 31일 칼럼을 통해 이런 상황을 정면 비판했다. 신문은 "아베 총리가 두문불출하는 것은 5월 25일 긴급사태 선포 해제까지 수시로 기자회견을 열던 것과 비교하면 천양지차"라고 꼬집었다.

정치적 위기에 몰리자 자신에게 불리한 질문이 나올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는 아베의 꼼수를 겨냥한 것이다.

 

[취재후 Talk] 한 달 반째 사라진 아베…'마의 8월' '#사요나라' 조롱에도 두문불출 하는 이유는
/ AP


일각에서는 아베 총리가 곧 모습을 드러내고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밝힐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일본 총리가 절대로 불참할 수 없는 원폭 투하 75주기 위령제가 오는 8월 6일과 9일,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각각 열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정가에서는 "아베 총리가 '마의 8월'에 떨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돈다. 트위터에도 '#사요나라(안녕) 아베 총리' 해시태그가 확산하고 있다.

아베 총리의 지지율은 갈수록 떨어져 역대 최악을 기록하고 있다. 임기 만료를 1년 2개월 앞둔 지금,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32% 수준이다.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의 비율은 60%에 달한다. (7월 18일 마이니치신문과 사회조사연구센터가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

아베가 손을 놓은 사이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하루 1400명씩 늘고 있다. 일본 전체 확진자 수는 지난달(7월 1일~30일 기준) 1만 6000여 명 늘었다. 3~4월 비상사태 선포 시기 확진자 수가 1만 4000여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월별 확진자 증가폭은 2.3배 규모다.

일본 언론들은 여름 휴가철 관광을 촉진하는 아베 정부의 '고투트래블(Go to travel)' 정책이 코로나19 확산을 부추긴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현실을 외면한 채 딴소리만 한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어제(31일) 기자회견에서도 "감염 확산은 3월, 4월 속도보다 약간 완만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속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 박소영 기자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