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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Talk] "秋 장관 아들 압수수색했다" 공개한 검찰…'거꾸로 수사' 자인?

등록 2020.09.22 17:31

수정 2020.09.22 17:52

[취재후 Talk] '秋 장관 아들 압수수색했다' 공개한 검찰…'거꾸로 수사' 자인?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검 건물 전경 / 조선일보DB

 "압수수색 영장을 검찰에 신청했다. 이르면 내일 아침께 발부될 것으로 기대한다."

2007년 4월30일 밤 11시37분. 언론사 야근기자들이 모이는 서울 강남경찰서 기자실이 크게 술렁였다. 한 통신사가 송고한 '대기업 회장 집ㆍ집무실 압수수색 영장 신청'이라는 기사 때문이었다.

한 대기업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을 수사중이던 서울경찰청이 회장의 자택과 집무실을 상대로 압수수색 영장 신청 사실을 당일 언론에 공개한 것이다. 당연히 다음날 서울시내에 뿌려진 거의 모든 일간지엔 경찰의 압색 영장 신청소식이 실렸다.

당시 기자들은 강제수사를 앞둔 경찰이 피의자에게 "영장 준비중"이라고 친절히(?) 안내해준 것을 두고 "특혜 수사" "생중계 수사"라며 혀를 찼다. "이르면 내일 아침 발부될 것으로 보이니 대비하고 있으라"는 식의 인터뷰를 놓고도 "전무후무한 '사전예고 수사'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었다.

■추미애 아들 수사도 '거꾸로 수사'?

통상 수사는 인지사건이 아니면 고발인이나 참고인 조사에서 시작해 압수수색을 거친 뒤 피의자 소환조사로 이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사건 외곽에서부터 정황증거와 물증을 차곡차곡 확보해 수사의 핵인 피의자 혐의를 드러내는 과정인 셈이다.

하지만, 보복폭행 사건 당시 경찰은 선(先) 피의자 소환, 후(後) 압수수색이라는 '거꾸로 수사' 기법을 선보였다. 당시 정상명 검찰총장조차 경찰의 기묘한 수사방식을 대놓고 비판했을 정도였다. 정 총장은 "기밀유출로 수사 효율성에 대한 우려가 초래되고 있다"며 서울중앙지검장을 통해 철저한 수사지휘를 지시했다.

전무후무한 수사가 될 것이라던 당시 전망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의 군 복무 시절 특혜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동부지검도 기존 수사방식을 뒤엎는 새로운 수사(?)를 선보이고 있어서다.

■당직사병, "秋 아들 통신내역부터 보라"했는데…막판 압색, 왜?

추 장관 아들 미복귀 의혹이 불거진 2017년 6월25일 당시 당직사병은 지난 2월 실명 인터뷰를 자처한 이후로 지금까지 일관된 주장을 제기했다. 당시 부대원들과 추 장관 아들 미복귀에 대해 논의한 SNS 대화 캡처본까지 제시했다. 검찰이 추 장관 아들 통신기록만 확인하면 밝혀질 일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동부지검은 수사 착수 8개월이 지난 22일에서야 '국민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는 중요사건의 수사착수 사실'이라며 추 장관 아들의 주거지와 사무실 압수수색 사실을 공개했다.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추 장관 아들 명의의 휴대전화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당의 고발로 서울동부지검에 배당된 추 장관 아들 수사일지는 거꾸로 뒤집어 놓고 보지 않고선 수사 흐름이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엉켰다.

'추 장관 아들 집·사무실 압수수색(9월21일)→추 장관 당시 보좌관과 통화한 대위 자택·사무실 압수수색(9월19일)→국방부·국방전산정보원·육군본부 정보체계관리단 압수수색(9월15일)→추 장관 아들 1차 소환조사(9월13일)→보좌관·대위 3차 소환조사(9월12일)….'

법조계 일각에선 서울동부지검이 추석 이전 수사 마무리를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시점상 수사 막판에 이뤄진 추 장관 아들 압수수색도 이미 혐의 성립 여부에 대한 판단이 선 상태에서 이뤄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다 떠나서, 뭐가 문제가 되는지 사건관계인들이 깨닫도록 내버려 두고, 한 명 한 명 불러서 다시 깨우쳐 준 뒤 이뤄진 압수수색이 제대로 됐을리 만무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 정동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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