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檢, 옵티머스 수사 분기점?…풀어야 할 핵심 의혹들

등록 2020.10.14 21:14

수정 2020.10.14 21:17

[앵커]
늦었지만 전담수사팀까지 꾸려지면서, 옵티머스 수사도 새로운 국면을 맞았습니다. 하지만 검찰의 수사팀 보강이 진실 규명으로 이어질 수 있을 지는 수사 상황을 좀더 지켜봐야겠죠. 무엇보다 특수통 검사들이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밝혀낼 지가 관심입니다. 법조팀 김태훈 기자에게 검찰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들어보겠습니다.

김 기자, 사실 대형사건에서는 초동수사가 아주 중요한데, 펀드 사기 사건이 불거진 직후에는 검찰이 미온적이었다는 지적이 많지 않았나요? 

[기자]
네, 윤석열 검찰총장도 풀어야 할 의혹이 여러 갈래다 보니, "초동수사가 제대로 됐어야 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지난 6월 검찰이 옵티머스 사건 강제 수사에 나섰을 때부터, 수사 의지를 의심할 만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복잡한 금융사건인데다 정관계 로비를 의심할 만한 정황까지 있는 사건인데도, 조사1부에 맡겼기 때문입니다. 이 부서는 보통 일반 형사 사건, 그러니까 고소·고발사건을 주로 처리하는 부서입니다. 9월에 와서야 경제범죄를 수사하는 경제범죄형사부로 재배당했지만,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에는 큰 진척이 없었습니다. 정관계 로비 의혹이 연일 불거지고 윤석열 총장이 초동수사 미흡을 지적하자 중앙지검은 오늘에서야 18명의 검사로 전담 수사팀을 꾸렸습니다.

[앵커]
수사 첫 단추부터 잘못 채워진 셈인데, 전담수사팀이 생겼고, 특수통 검사들이 보강됐으니 아무래도 수사 흐름이 달라지지 않겠어요?

[기자]
이른바 '특수통' 검사들이 파견되면서, 수사 속도부터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에 파견된 검사들의 면면을 보면 회계사 자격증을 가진 금융 전문 검사와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들인데요. 통상 특수수사는 복잡한 금융 사기 수법 등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와 수사 경험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전과는 다른 수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재계 인사들의 실명까지 거론된 진술이 나온 뒤에도 검찰이 소환도 하지 않았다는 걸 감안하면 야권 등에서 특검이나 특임검사 요구를 피해가면서 여론 무마 등을 감안한 수사단 구성이라는 의견들도 나옵니다.

[앵커]
그런 걱정이 기우였다는 걸 검찰이 보여주려면 관련자들이 실명으로 진술한 정관계 인사들부터 불러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조사하는 게 순서 아닐까 싶은데, 수사팀이 최우선적으로 수사력을 모을 핵심의혹은 뭔가요.

[기자]
네, 수사팀은 옵티머스와 금융위 금감원의 유착관계부터 들여다 볼 것으로 예상됩니다. 양호 전 옵티머스 대표의 녹취록엔 금감원으로부터 VIP대접을 받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있는데요, 금융위 금감원이 옵티머스에 우호적이었던 정황이 불거진 만큼, 수사를 통해 유착 의혹의 실체와 배후를 풀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2017년 옵티머스가 경영개선 명령을 받았을 당시 금감원과 금융위가 편의를 봐준 듯한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앵커]
옵티머스 펀드와 감독기관의 유착이 사고로 연결됐다. 그 부분은 이번 수사에서 가장 기본적인 내용일테고, 금융계에서 저승사자로 불리는 금감원이 이렇게 허술하게 대응한데는 더 큰 권력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들여다 봐야 하지 않나요?

[기자]
네. 맞습니다. 수사의 최종 종착지는 옵티머스의 정관계 로비 의혹인데요. 지난 6월 이미 전현직 고위 공무원, 전직 언론인, 여당 인사 등 9명의 실명이 등장하는 문건이 검찰에 제출됐습니다. 그 다음 달인 지난 7월엔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가 금감원 간부에게 금품을 건넸다고 진술도 나왔는데요. 여기에 800억원이 넘는 돈을 옵티머스에 투자한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한국전력 등 공공기관 관계자들도 직간접적으로 정관계 로비 의혹에 연루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옵티머스의 호화 자문단, 그러니까 채동욱 전 검찰총장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등의 역할 가능성도 불거진 상황이라, 수사팀 입장에선 갈 길이 먼 셈입니다.

[앵커]
검찰 진술에서 실명이 거론된 9명도 상당히 거물급이던데, 이 많은 인사들을 어떤 식으로 조사할 지 이제 지켜봐야겠군요. 김태훈 기자 잘 들었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