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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Talk] '대주주 3억이 뭐길래' 독불장군이 된 홍남기 부총리

등록 2020.10.15 17:45

[취재후 Talk] '대주주 3억이 뭐길래' 독불장군이 된 홍남기 부총리

지난 7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기획재정부


■ 과세형평이 뭐길래


그럼에도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정책 수정없이 그대로 밀어붙이면 이유는 뭘까요. 국감에서 홍 부총리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이 사안은 증세 목적이 없습니다. 과세형평 차원에서 하는 겁니다." 대주주 범위를 3억 원 이상으로 확대하는 건 우선 정부의 세수확보 차원에서 크게 도움이 안된다는 말입니다. 실제로 이번 조치로 세금이 얼마나 더 들어올지 계산도 안된 상황입니다. 그러면 과세형평만 남죠. 세금을 내야하는데 내지 않는 곳이 있다면 과세를 해야합니다. 그것이 과세형평이죠. 나는 열심히 일해서 번 돈에서 꼬박꼬박 세금을 내고 있는데, 누군가 세금을 안내고 있다면 상대적 박탈감이 들겠죠. 그런데 단적으로 지금 한 종목을 10억 원 이상 보유한 대주주들이 3억 원 이상 보유한 사람들도 세금을 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을까요? 저 사람들은 세금을 안내는데 우리만 내고 있으니 저들에게도 과세하라고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주식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안된다며 불만을 내비치고 있을 겁니다. 모든 정책에는 목표가 있습니다. 그리고 국익을 훼손하지 않는 한 국민의 편익을 우선해야 합니다. 대주주 범위를 늘려서 정부가 큰 이익을 보는 것도 아니고, 현재 대주주들의 과세형평 욕구를 채워주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개인 투자자들의 욕구를 꺾고, 주식시장의 침체를 가져온다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도대체 지금 '과세형평'이 얼마나 귀중한 가치이길래 못바꾼다는 건지 묻고 싶습니다.

 

[취재후 Talk] '대주주 3억이 뭐길래' 독불장군이 된 홍남기 부총리
지난달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 조선일보DB


■ 이대로 가면


대주주 범위 확대가 주식시장의 하락세를 가져올 거란 관측이 많습니다. 실제로 대주주 요건이 강화되기 직전 연말에 개인 투자자들은 주식을 던지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2017년 12월엔 5조 1314억 원, 2019년엔 4조 8000억 원을 순매도했습니다. 최근 5년을 보더라도 개인 투자자들은 1~11월엔 월평균 1900억 원을 순매수했지만 12월엔 2조 9000억 원을 순매도했습니다.

또 올해는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이 일어나면서 20~30대의 주식투자가 크게 늘었고, 실제 개인 투자자가 57조 원을 순매수하며 주식시장을 이끌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주주 범위 확대로 인한 시장충격은 예상보다 더 클거란 지적이 나옵니다. 이대로 가면 연말에 10~15조 원 규모의 매도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는 예측까지 있습니다.

여기에다 2023년부터는 대주주인지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주식으로 일정 금액 이상 차익이 발생하면 무조건 세금을 물립니다. 2017년 세법개정안 당시에는 없던 법이 중간에 생긴 것이죠. 현재 정책일정대로 가면 저절로 과세범위에 들어올텐데, 굳이 이런 비판을 감수해가며 정책을 밀어붙여야 하는 건지도 의문이 듭니다.

 

[취재후 Talk] '대주주 3억이 뭐길래' 독불장군이 된 홍남기 부총리
청와대 국민청원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해임청원이 올라와있다. / 청와대 홈페이지


■ 해임청원의 무게


정책의 목표는 국민의 편익으로 흘러야 하고,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대통령의 공약도 환경과 여건이 변하면 뒤집혀 왔는데,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정부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정책의 일관성은 일말의 수정도 없이 원안 그대로 밀어붙인다는 뜻이 아닙니다. 보통 사람들의 상식에 맞아야 하고, 변화하는 사회에 맞춰 유연해야 합니다.

이달 5일, 청와대엔 홍남기 부총리 해임청원이 올라왔고, 현재 10만 명이 넘게 동의했습니다. 6일 뒤인 11일, 홍 부총리는 역대 두번째 최장수 경제부총리 타이틀 획득했습니다. 지금 홍남기 부총리의 한 손엔 '해임청원'이, 다른 한 손엔 '역대 두번째 최장수 경제부총리' 타이틀이 놓여 있습니다. 어느 쪽 무게가 더 무거운지 한번 재보시기 바랍니다. / 송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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