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9

감사원 "월성 원전 경제성 저평가…전력 판매단가 등 낮춰"

등록 2020.10.20 21:03

수정 2020.10.21 13:08

[앵커]
저희가 어제 이 시간에 결론은 이미 단독으로 보도해 드린바 있습니다만, 감사원이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감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한마디로 대통령 공약에 따라 즉시 가동 중단으로 방향을 잡아놓고, 수치를 무리하게 끼워맞췄다는 겁니다. 감사원은 다만 이 결정이 타당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거기까진 감사 범위가 아니었다는 겁니다.

그리고 산자부 공무원이 감사 관련 자료를 대량으로 삭제한 사실을 확인하고도 징계 요구를 하는 선에서 그쳤습니다. 사실 앞뒤가 잘 맞지 않는 결론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렇게 저항이 심한 감사는 처음이었다는 최재형 원장의 고심이 엿보이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월성 원전 1호기의 경제성 평가가 어떻게 잘못됐다는 건지 윤동빈 기자가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리포트]
한국수력원자력은 2018년 5월 한 회계법인에 월성 원전 경제성 판단을 맡겼습니다.

원전을 즉시 중단했을때와 비교해서 수명연장이 된 2022년까지 가동했을때 경제성이 얼마정도 되는지 평가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회계법인은 당시 원전 가동률과 전력 판매단가를 고려해 즉시 중단 대비 계속 가동 경제성을 3427억원으로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3차례나 회의를 하면서 산업부와 한수원은 환경 규제 등을 들어 이용률이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감사원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판매단가도 산업부는 오르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고, 한수원은 실제 판매단가보다 낮은 잠정단가라는 개념을 들고 나왔습니다.

지금까지 써본적 없는 개념이었다고 감사원은 밝혔습니다.  

이렇게 원전 이용률은 85%에서 60%로, 판매단가는 60.76에서 55.08원로 낮아졌고, 계속 가동 경제성이 3427억원에서 224억원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당시 회계법인 관계자는 "한수원과 정부가 원하는 결과를 맞추기 위한 작업이 돼 버린 것 같아 씁쓸하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한수원 직원에게 보냈습니다.

이덕환 /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
"한수원이 월성 1호기의 경제성 평가를 하면서 그냥 마음에 드는 숫자 아무거나 꿰어 맞춰서 결론을 유도했다는 얘깁니다."

감사원은 "정부와 한수원이 가동중단 결정에 유리한 내용이 포함되도록 관여했다"며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원전의 계속 가동을 평가할 명시적인 규정이 없다며 관련 지침을 마련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산업부는 "의견을 제시했을 뿐, 구체적으로 특정 변수를 바꾸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고 했고, 한수원은 "감사 결과를 수용하고 관련 지침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TV조선 윤동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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