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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취재후 Talk] 옵티머스-NH증권 회동 녹취록…"고문단 이름 값으로 로비해라"

등록 2020.10.22 13:49

수정 2020.11.13 10:30

[단독|취재후 Talk] 옵티머스-NH증권 회동 녹취록…'고문단 이름 값으로 로비해라'

NH투자증권 / 연합뉴스

▲NH증권 직원 "옵티머스가 로비를 좀 하셔야 되겠네"

옵티머스 펀드 사기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이 확보한 녹취록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검찰에 따르면 이 녹취록은 작년 6월 18일에 만들어졌습니다. 옵티머스 김재현 대표가 NH투자증권 상품 소위원회에 출석해 상품기획부장과 실무자들을 만나서 나눈 대화입니다. 대략 1시간 분량이고 김재현 대표가 녹취를 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중 충격적인 부분 일부를 발췌했습니다.

- 녹취록 일부-
NH증권직원 : 죄송한데 옵티머스 펀드 운용 인력은 몇 분이세요 지금?

김재현 대표 : 운용 인력은 6명입니다.

NH증권직원 : 6명이 다하는건가요?

김재현 대표 : 예 그런데 실제 운용인력이 많이 모자란 편인데 저희가 회사 특수성이 좀 있고 주변에 도와주시는 전문가 집단이 있기 때문에 그나마 유지를 하는 거고요. 지금 운용인력을 꾸준히 늘리고 있습니다.

NH증권직원 : 영업 인력 혼자 나오셨나요?

김재현 대표 : 아니 혼자가 아니고 저희 고문님들이 여러분 계신데 막 사실 공공기관 매출채권 내지는 이런 대기업 건설사들이 대부분인데 그런데들은 이제 저희 고문님들이 많이 도와주십니다.

NH증권직원 : 고문단들이

NH증권직원 : 로비를 좀 하셔야 되겠네

NH증권직원 : 빡빡하세요. 예 고문단들이 영업을 다 하시니까

NH증권직원 : 아 그러니 로비를 좀 하시라고요. 그런거 아니야?

김재현 대표 : 로비는….

NH증권직원 : 로비가 아니고요 저기

NH증권직원 : (웃음)

NH증권직원 : 로비 잘못하면 인생끝나는데. (웃음)

김재현 대표 : 요즘에는 이렇게 외압이라 그러면 아예

NH증권직원 : 고문단 보니까 다 이름만 들어도 알아

NH증권직원 : 아 그러니까 이 뭐 그런분들이 이름값 하는거 아닙니까?

김재현 대표 : 예 이렇게 오픈하는 것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사실은 이거 오픈하면 다른데도 비슷하게 따라 갈 수 있는데

NH증권직원 : 이게 뭐 경쟁상대 생기면 나라장터 들어가서 그러면

김재현 대표 : 그게 쉽지는 않습니다

NH증권직원 : 뭐냐 하면 공무원들이 잘 안 만나주는 것 같아

NH증권직원 : 아 매출채권(공공기관) 원 보유사 드러내는걸 싫어해요. 그래서 지금 말씀하신 자문단을 이용해서 뚫어보는거네요 보니까

NH증권직원 : 진입장벽이 있네

NH증권직원 : 그래서 얘네들이(옵티머스) 공공기관을 뚫었지

녹취록이 생성된 날짜는 2019년 6월 18일입니다. 옵티머스가 NH 증권에 265억 펀드를 팔고 5일 후에 가진 회의 자리입니다. 이 회의 이후로 NH증권은 올해 5월까지 4000억이 넘게 옵티머스 펀드를 판매해 줬습니다. 녹취록을 보면 이번 옵티머스 1조 원대 피해가 어떻게 발생했는지 모두 축약돼있습니다. NH증권과 김재현 대표 사이에 '로비'라는 단어가 아무렇지도 않게 오갑니다. NH증권은 옵티머스가 운용 인력이 부족한 것을 확인했지만 '로비'라는 단어가 나오자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옵티머스 측은 또 공무원들을 상대로 '로비' 할 때 '고문단'을 이용한다고 말합니다.

녹취에도 나오듯이 옵티머스 고문단은 '이름값' 합니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부총리였고. 김진훈 전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특전 사령관을 지냈습니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 역시 여권에 가까운 인사입니다. 이 중 김 전 이사장의 소개로 6월 26일에는 옵티머스 김재현 대표와 NH증권 정영채 대표가 만납니다. 그 자리에서 김재현 대표는 "NH증권에 펀드를 팔고 있는데 감사하다"라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단독|취재후 Talk] 옵티머스-NH증권 회동 녹취록…'고문단 이름 값으로 로비해라'
서울중앙지검 외경 / 연합뉴스

 ▲1조원대 금융사기 '로비' 의혹 검찰이 밝혀야

NH증권 측은 옵티머스에 로비를 받은 의혹 등을 전면 부인 중입니다. NH증권 측은 "옵티머스가 이미 동일한 구조로 업계에서 7900억 원 정도가 팔리고 정상적으로 환매가 되는 등 인기가 많았던 상품 당시 시장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리는 펀드였기 때문에 NH증권 고객들과 잘 맞아서 많이 팔게 된 것일 뿐이다"라고 해명합니다. "김재현 대표와 정영채 대표가 만나기 전부터 이미 옵티머스 펀드 판매는 시작됐기 때문에 로비는 없었다"라고 주장합니다. 또 "옵티머스가 매출 채권 서류를 위조하는지 전혀 몰랐다" "올해 6월 실사에서 결국 문제점을 찾아내고 바로 형사고발했다. 우리도 피해자다"라고 주장 중입니다.

하지만 검찰이 확보한 여러 자료를 보면 NH 증권이 정말 피해자인지 의문은 살짝 남습니다. 그림판으로 조작한 단순한 매출 채권에 속았다고 하는데. 옵티머스 윤 모 이사는 "전화만 한 통만 해봤어도 모두 허위인 것을 알았을 것"이라고 검찰에 진술했습니다. 검찰은 아직 NH 증권에 대해 실무진 외에는 추가 수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1조 원대 사기가 '로비' 없이 이뤄졌다고 믿는 국민은 없을 겁니다. 만약 로비 없이 이뤄졌다면 이런 허술한 범행을 방조한 수많은 국가기관과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단죄가 있어야 할 겁니다. 앞으로 옵티머스 수사팀이 국민들의 의문을 말끔히 해결해 줘 다시는 이런 금융 사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막아주길 바랍니다. / 주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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