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현장추적] 계양산 등산로 주변 '갈 곳 없는 개' 200마리...왜?

등록 2020.10.29 21:41

[앵커]
인천 계양산 중턱에 갈 곳 없는 개 200여 마리가 모여있는 농장이 있습니다. 도축업자가 불법으로 키우던 개인데, 동물시민단체가 개를 사들이면서 도살은 막았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이 문젭니다. 개 입양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인데다, 관할 지자체는 철거 명령을 내린 건데요. 해법은 없는지, 이해 당사자들의 입장을 들어봤습니다.

차순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인천시민들이 휴식을 위해 많이 찾는 계양산. 그런데 등산로 초입부터 개 짖는 소리가 시끄럽습니다.

등산객
"싫죠. 솔직히 듣기 싫죠."

소리를 들어보니 한두 마리가 아닙니다.

"컹컹" "멍멍"

어디서 짖는지 찾아가 봤더니...

"(컹컹) 개 짖는 소리가 나네요."

산 중턱 굳게 닫힌 철조망을 너머 수십개 철창 속에 개들이 보입니다.

식용으로 불법 사육되던 개들인데, 지금 이곳에만 200여 마리 가까운 개들이 사실상 방치돼있습니다.

지난 2017년부터 계양 구청이 개농장을 불법 시설물로 규정하고 철거 명령을 내렸습니다.

농장주는 개들을 도살해 처리하려 했고, 그러자 동물보호단체가 사들여 5개월째 돌보고 있습니다.

박새누리 / 동물단체 '케어' 봉사자
"보통 이런 큰 개들은 거의 다 식용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아서…"

개 소유권을 넘겨 받아 도살은 막았지만 처리가 쉽지 않은 상황. 그동안 약 60마리를 입양 보내거나 위탁했지만, 덩치 큰 개들은 그마저 여의치 않습니다.

김영환 / '계양산 개 살리기' 시민모임
"나머지 개들도 나갔으면 좋겠는데, 입양 가는 게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

땅 소유주는 농장 주인에게 원상 복구해 반환할 것을 요구합니다.

땅 소유주 측
"명도나 이런 과정에서 법원에서 가려 질 부분인 거 같고요. 개 농장이 있다는 것 자체를 최근에…"

하지만 농장주는 개 소유권을 넘겼으니 책임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농장주
"이미 4개월 전에 개를 팔았어, 케어(동물보호단체) 측에. 뜬 장에 있는 게 위험하다면 빨리 빼갔어야지. 4개월 동안 뭐했어."

그러는 사이 8월말이던 철거 시한은 이미 두 달이 지났습니다. 계양 구청은 조만간 철거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계양구청 관계자
"어차피 의지가 강하고, 철거시켜야 되겠다는… 저희 나름대로 대책을 강구해야죠."

동물보호단체 소유가 된 개를 함부로 살처분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신수경 변호사
"(법적으로) 개 같은 경우에는 기를 수는 있는데 식품화 하는 분에 있어서는 말(규정)을 하고있지 않은 거죠."

입양 외엔 뚜렷한 해법이 없는 계양산 등산로 유기견들...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든 '뜬장'에서 얼마나 더 있어야 할지 알 수 없습니다.

현장추적 차순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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