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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복귀 없다'는데…딸 마약 사건까지 회고한 홍정욱

등록 2020.11.24 11:37

수정 2020.11.24 12:08

'정계복귀 없다'는데…딸 마약 사건까지 회고한 홍정욱

/ 홍정욱 올가니카 회장이 23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과 사진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홍정욱 올가니카 회장이 자신의 블로그에 연재 중인 에세이에서 장녀의 마약 반입 사건을 직접 언급했다.

18대 국회의원(한나라당) 출신인 홍 회장은 23일 '두번째 에세이'란 제목의 글에서 "2019년 가을, 큰딸이 마약을 들고 입국하다가 적발됐다"며 자신이 사실상 '가택연금' 상태였다고 회고했다.

홍 회장은 당시 부모의 병세가 악화했고, 아내와 다른 자녀들은 모두 미국에 있었다며 "큰딸은 검찰 조사 후 누나 집에 머물렀고, 나는 홀로 집에서 두문불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화상회의로 회사 일을 보고, 딸과 시간을 보내며 재판에 대비하고, 부모님이 계신 병동을 오가는 게 일상의 전부였다"며 "해를 넘기자 코로나가 확산되며 자발적 '가택연금'은 장기화됐다"고 했다.

하루하루를 잘 넘기는 게 목표였다는 그는 집 정원을 리모델링한 뒤 책을 읽거나 자전거 운동으로 시간을 보냈고, 명상에 입문해 하루 1시간까지 시간을 늘였다고 한다.

홍 회장은 "내리막길에서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 더 힘들다고 하고,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고 스스로 위로하며 세월에 맡기라고도 하지만, 삶의 위대함은 한 번도 넘어지지 않음에 있지 않고 넘어질 때마다 다시 일어섬에 있다"면서 '남이 한 번 만에 한다면 나는 백 번, 남이 열 번 만에 한다면 나는 천 번이라도 해서 할 수 있게 한다'(人一能之己百之)는 '중용'(中庸) 구절을 인용했다.

그는 자신에 대해 "강인하지도, 지혜롭지도 않았다"면서 "그러나 강함보다 약함을 고민하는 자에게, 지식보다 무식을 염려하는 자에게 성장이 있다고 믿었다"고 했다.

홍 회장은 앞서 지난 16일 게재한 '첫번째 에세이'에서 '논어'(論語)를 인용해 "제 무능함을 걱정하나 남이 알아주지 않음을 염려하진 않는다"(不患人之不己知, 患不知人也)며 "나를 바꾸는 노력은 죽어서야 끝날 것 같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지난 8월 자신의 SNS에 "그간 즐거웠다"는 글을 남겨 정계복귀 가능성이 제기된 홍 회장은 지난 9월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출마, 생각할 겨를도 생각해본 적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해당 기사를 자신의 블로그에도 게재해놓은 상태다.

하지만 최근 매주 한 차례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를 연재하기 시작하면서 그의 정계복귀 여부와 내년 재보선 출마 가능성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1970년생인 홍 회장은 미국 하버드대학교와 스탠퍼드 대학교 로스쿨을 나와 2008년 한나라당 소속으로 18대 국회의원(서울 노원구병)을 지냈다.

원로배우 남궁원(본명 홍경일)의 장남으로 하버드 유학 시절 이야기를 담은 자서전 '7막7장'을 펴냈으며, 헤럴드미디어 회장과 사단법인 올재 이사장 등을 거쳐 현재 친환경 음료제조회사인 '올가니카'를 경영 중이다.

지난해 5월 자신이 보유한 헤럴드 지분 47.8%를 매각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계복귀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4개월 후인 9월 딸의 마약 밀반입 사건이 불거지면서 곤욕을 치렀다.

당시 홍 회장은 "모든 것이 자식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저의 불찰"이라며 "못난 아버지로서 고개 숙여 사과드리며 어떤 질책도 달게 받겠다"는 사과 입장을 밝혔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딸 홍씨는 지난 6월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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