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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들, 연판장 실명 서명 봇물…"역사는 기억할 것"

등록 2020.11.26 21:25

수정 2020.11.26 21:36

[앵커]
앞서 보신것처럼 추미애 장관이 윤석열 총장을 직무에서 배제하고 징계 절차에 들어간 것과 관련한 검찰 내부의 반발이 심상치 않습니다. 물론 다는 아니겠지요? 저희가 전수조사를 할 순 없습니다만 좀 세분해서 살펴볼 필요는 있습니다 그래야 이 사태가 앞으로 어떻게 진전될지 예상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법조팀의 김태훈기자 나와 있습니다. 검찰 내부에서 취재하다보면 아무래도 반발하는 쪽의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리기 마련일텐데, 실제로 반발 기류가 그렇게 큽니까?

[기자]
네, 그야말로 검사들의 실명 연판장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고검장부터 평검사까지 대다수의 검사들이 서열과 관계없이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겁니다.

[앵커]
저희가 고검장, 지검장들이 성명서를 냈다고 보도해 드렸는데 모두가 다 서명을 한 건 아니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우선 눈에 띄는 건 전국 일선 검사장들의 성명서입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이정수 서울남부지검장 김관정 서울동부지검장, 등 서울 5개 지방검찰청 가운데 절반이 넘는 3곳의 검사장은 모두 서명을 하지 않았습니다.

[앵커]
혹시 서명안 한 이유를 물어봤습니까?

[기자]
네, 이 검사장들을 모두 직접 취재해봤는데요, 대부분 "따로 입장이 없다"고 전해왔습니다. 다만 미루어 짐작할 수는 있는데요, 이성윤 지검장의 경우 채널A 사건과 조국 전 장관 사건 등의 처리과정을 두고 사사건건 윤 총장과 마찰을 일으켜 온 바 있습니다. 김관정 지검장의 경우도 채널A 사건 처리 과정서 윤 총장 그리고 대검 실무진과 갈등을 빚는 등 이성윤 지검장 심재철 검찰국장과 함께 추 장관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입니다. 이정수 남부지검장은 추 장관의 직접적 지시에 따라 대검 기조부장서 남부지검장으로 이동해 라임 사건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데요, 감찰 사유 중 한 건의 수사를 담당하고 있어 부담감을 느낀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추 장관에 반발하는 성명서이니, 추 장관과 가까운 인사들은 빠졌다. 그리고 그 인사들이 공교롭게도 서울 주요 지검장 등 요직에 있다. 이렇게 볼 수 있겠군요. 성명서는 아니지만 검사 개인 명의의 규탄 글도 속속 올라오고 있다고요.

[기자]
네, 맞습니다. 정제되고 절제된 성명서에 비해 보다 직접적으로 추 장관을 비판하는 개인 명의 게시글도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채널A사건을 직접 지휘했던 박영진 울산지검 부장검사는 "현 정권과 장관이 말하는 검찰개혁의 진정성은 쓰레기통에 쳐박힌지 이미 오래되었다"고 비판했고요, 정태원 부장검사는 대법원 판례 등을 언급하면서 "직무집행 정지 처분은 법적으로 철회가 가능하니 지금이라도 처분을 재고해달라"고 적었습니다. 특히 정 부장검사는 윤석열 총장과 관련한 감찰 업무를 담당하는 대검찰청 감찰 3과 팀장인데요, 이같은 의견을 표명하면서 현재 업무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제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실을 압수수색에도 정 팀장은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이렇게 되면 이런 검사들 추장관에게 반기를 든 검사들이 실제로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겠군요

[기자]
네, 추미애 법무장관은 모든 검사들의 인사권을 쥐고 있습니다. 법무부나 정권을 강하게 비판한 검사들을 마음대로 좌천시킬 수 있다는 뜻인데요, 조국 전 장관을 기소해야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던 양석조 전 대검 선임연구관 등이 직후 인사서 한직으로 밀려난 것이 좋은 예시입니다. 또 윤 총장 사례에서 보듯 감찰권을 발동할 수도 있습니다.

[앵커]
심각한 상항인것 같은데 추장관은 나의 길을 가겠다는 게 분명해 보이 잖아요 결국 이런 움직임이 실질적 효력이 있을까요?

[기자]
네, 말씀하신 것처럼 연판장에 서명을 하는 행위가 추 장관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대부분의 성명서가 '간곡히 부탁드린다'로 끝나는 이유기도 합니다. 또한 검사들은 '역사'를 언급하고 있는데요, 조선시대 폭거에 저항한 선비들이 초개같이 목숨을 내던진 사건들을 우리가 '사화'라고 기억하듯 역사가 이번 사태를 잊지 않도록 기록을 남기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앵커]
 검사들이 집단 항명하면 사표 받으면 된다고 했던 조국 전 장관의 말이 이런 상황을 예견한 것 같아서 좀 씁쓸하네요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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