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9

文대통령, 윤석열 힘 실어주며 뒤늦은 수습

등록 2021.01.18 21:14

[앵커]
앞서 보신대로 오늘 문 대통령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평가는 좀 예상 밖이었습니다. 결국 남은 임기는 갈등을 수습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게 아닌가 싶은데, 대통령이 이렇게 생각하게 된 배경이 뭘지 청와대를 취재하는 김보건기자에게 직접 물어보겠습니다.

저희가 보통 추-윤 갈등이라고 해서 엄청난 기사를 쏟아내고 국민들의 관심도 그만큼 컸었는데 사실 대통령이 입장을 밝힌 적이 거의 없지 않습니까? 그런데 오늘 한 마디로 정리를 했어요. "윤석열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다" 저도 사실은 좀 당황스러웠는데 이 말은 어떤 배경에서 나온 겁니까?

[기자]
네, 오늘 회견 준비를 도운 한 청와대 관계자는 한마디로 "대통령이 윤 총장을 끌어안은 것"이라고 했습니다. 추 장관이 취임한 지난해 1월부터 꼬박 1년간 추-윤 갈등이 지속된 것을 수습하겠다는 메시지라는 겁니다. 그동안 추 장관을 비롯해서 여권 전체가 윤 총장 찍어내기에 매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대통령의 오늘 발언으로 이런 문제는 정리가 된 걸로 보입니다. 다음달 초 검찰인사가 예정돼 있는데, 저희도 보도해 드렸지만, 윤 총장의 의견이 이번 인사에 상당부분 반영될 거라는 관측에도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되면 그동안 윤총장 나가라고 했던 여권 인사들도 좀 머쓱하게 되긴 했군요 (그럴 것 같습니다.) 감사원의 탈원전 감사 이건 앞으로도 상당히 논란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여기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은 뭡니까?

[기자]
네 먼저 해당 발언을 들어보시죠.

문재인 대통령 / 오늘 신년기자회견
"이번의 감사는 공익감사청구가 있었기 때문에.. 저는 감사원의 감사가 정치적 목적의 감사라고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동안 여당이 줄기차게 제기해온 정치감사 주장도 대통령이 확실하게 정리해 준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윤석열 최재형을 일단은 감싸는 모양새를 취했고 반대로 이낙연 대표가 꺼낸 사면문제에 대해서는 좀 냉정하게 잘라버린 셈이지요?

[기자]
네. 민주당 내에서도 오늘 회견의 최대 피해자는 이낙연 대표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지지율 하락으로 고민이 큰 이 대표로서는 승부수로 던진 사면론으로 역풍만 맞게 됐습니다. 다만 이 대표가 제안한 이익공유제와 당헌 개정을 통한 서울 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에는 대통령이 힘을 실어준 측면도 있습니다.

[앵커]
보궐선거 공천에 대해선 대통령이 좀 공격적으로 입장을 냈던데, 과거 발언에 비춰보면 비판받을 소지가 있는 것 아닌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문 대통령은 당 대표였던 2015년에 중대한 혐의로 보궐선거가 치러질 경우 공천하지 않는다는 당헌을 만들었죠. 당시 재선거 때도 직접 상대당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문재인 /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15년 10월)
"재선거하는데 예산만 수십억원 듭니다. 새누리당이 책임져야 하는거 아닙니까. 어떻게 책임집니까? 후보 내지 말아야죠."

그런데 오늘은 민주당 소속 단체장들의 성비위로 치러지는 서울과 부산시장 선거에 후보를 내는 걸 두둔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 오늘 신년기자회견
"제가 대표 시절에 만들어진 당헌이라고 그것이 신성시될 수는 없습니다. 민주당 당원들의 선택에 대해서 존중하는"

[앵커]
북한이 최근 무력시위를 했는데 여기에 대한 입장은 없었습니까?

[기자]
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무장을 강화하는 건 비핵화 협상이 해결되지 못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는 걸 강조했습니다. 다만 북한이 강하게 반발해온 3월 한미연합훈련에 대해서는 방어훈련 성격이라며 강행 의사를 보였습니다. 이틀 뒤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는만큼 운신의 폭을 넓히기 위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앵커]
말은 협상 하자고 하지만 쉽지 않다는 건 청와대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김기자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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