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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밤 9시 '2차' 이동시간?…이동량 조사 없었다

등록 2021.01.23 19:25

수정 2021.01.23 19:33

[앵커]
정부의 ‘9시 영업제한’ 조치에 대한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야행성이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죠. 논란이 증폭되고 있는 ‘9시룰’의 근거는 무엇인지 오늘은 황병준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황 기자, 먼저, 9시 영업제한, 왜 한 겁니까?

[기자]
먼저 정세균 총리의 설명부터 들어보시죠.

정세균 / 총리
"9시 이후는 식사 후 2차 활동이 급증하는 시간대로 만남과 접촉의 기회가 늘고 이동량도 동시에 증가하는 시간대입니다."

방역당국도 어제 9시 기준이 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9시까지는 저녁식사가 마무리될 수 있고, 이후엔 2차 3차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상식적으로 이해는 됩니다만 9시가 넘으면 이동량이 늘어난다는 정 총리의 발언 과학적인 근거가 있나요?

[기자]
결론부터 말하면 근거는 없습니다. 휴대전화 기지국을 통해 시민들의 이동량을 분석할 수 있는데 취재 결과 9시 전후로 이동량 변화가 있는지는 통신사에 요청한 적이 없습니다. 요청을 하더라도 그 양이 방대해서 이동량을 집계해서 분석하려면 시간이 좀 걸립니다. 정부는 9시 이후 시간까지 영업을 허용할 경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2차, 3차까지 저녁 모임이나 술 자리를 이어가는지에 대한 설문조사나 소비행태 분석 결과 같은 근거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앵커]
그럼 밤 9시 영업금지는 어떤 과정을 거쳐 결정한 건가요?

[기자]
9시 이후 영업제한이 처음 등장한 건 지난해 11월 거리두기 개편안 때부터입니다. 2단계가 되면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을 9시로 제한하기로 한 건데요 방역당국 관계자는 "관계 부처·협회와 합의 하에 정한 것” 이라면서 “과학적 근거를 대긴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그럼 9시 영업제한 조치를 정부가 풀 계획은 있습니까?

[기자]
적어도 현행 거리두기 단계가 유지되는 이달 31일까지는 없습니다. 최근 1주간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가 380명 대로 거리두기 2단계 수준까지는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수도권 거리두기를 2단계로 낮출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더군다나 밤 9시 영업제한은 1.5단계 수준인 일평균 환자가 300명 아래까지 떨어져야 검토가 가능합니다. 문제는 이동량이 늘어나는 설 연휴가 다가온데다 전파력이 높은 변이 바이러스 위험까지 있어서 방역당국이 쉽게 제한을 풀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구체적인 근거를 갖고 정했으면 국민들을 설득하는데 더 쉽지 않았을까 싶네요. 황기자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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