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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Talk] 洪·靑, 역성장에도 '경제 선방' 강조…비교 대상서 '플러스 성장' 중국은 빠져

등록 2021.01.26 20:23

수정 2021.01.26 23:00

오늘(26일) 오전 지난해 연간 GDP 성장률 속보치가 -1.0%로 발표되자, 경제 수장인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경제가 위기에 강한 경제임을 다시 입증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역성장이긴 하지만, "주요 선진국이 지난해 -3%대에서 -10% 이상 역성장이 예상되는 데 비하면 역성장 폭이 훨씬 작았다"는 게 이유다.

홍 부총리는 지난해 경제규모 10위권내 선진국 성장률 전망(OECD ‘20.12월)이 미국 -3.7%, 일본 -5.3%, 캐나다 -5.4%, 독일 -5.5%, 프랑스 -9.1%, 이탈리아 -9.1%, 영국 -11.2% 라고 일일이 적기도 했다.

다만 홍 부총리는 "하반기중 코로나가 진정되고 일상의 경제활동이 가능했다면 역성장을 막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며 어느 정도 부족함을 인정했다.

이 내용을 문재인 대통령은 약 2시간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코멘트 없이 '공유'만 하는 형식이었다.

잠시 뒤 청와대는 긍정적 평가가 강화된 입장을 내놨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경제규모 10위권 내 선진국들이 -3% 에서 -10% 이상 역성장이 예상되는 것에 비하면 최상위권의 성장실적"이라며 "1인당 GDP 기준으로 G7국가를 추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외신보도도 있었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그러면서 "다른 나라와의 비교 없이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에 마이너스'와 같은 기사가 나오고 있다"며 "온 국민이 일상의 희생을 감내해 가면서 올린 값진 '성과'임을 감안해"달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지난해 경제 선방에 집중해달라"며 "홍 부총리에 대한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고, 홍 부총리의 거취에도 한동안 변동이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청와대가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의 경제 성과를 직접 홍보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청와대는 지난해 9월, OECD가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1.0%로 발표했을 때에도 직접 브리핑을 했다.

다만 강민석 대변인은 당시 "OECD 국가 가운데 한국이 1위이다. 중국을 포함한 G20 국가 중에는 2위이다"고 설명하며, 중국이 우리보다 성장률을 잘 관리했단 점은 숨기진 않았다.

중국의 지난해 GDP 성장률은 2.3%로, 지금도 우리보다 높다.

지난해 1분기 GDP 성장률이 사상 최악인 -6.8%까지 떨어졌지만 2분기와 3분기 각각 3.2%, 4.9% 기록했고 4분기에는 6.5%로 브이(V)자형 반등을 이뤘다.

중국은 세계에서 처음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던 초기 혼란을 수습하고, 다른 나라의 많은 공장이 가동을 멈춘 사이 수출을 늘려 그야말로 '선방'하고 있단 평가도 잇따른다.

하지만 오늘 홍 부총리나 청와대의 평가에는 이런 중국의 선전은 물론, 중국의 성장률 자체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한국은행은 "우리나라는 성장률이 2019년 2.0%에서 지난해 -1.0%로 3%포인트 하락했는데, 이는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 중국(6%→2.3%, -3.7%포인트)보다도 작은 것"이라며 비교 평가를 했지만, 이러한 분석도 보이지 않았다.

성장률 수치보다 청와대와 홍 부총리가 비교를 강조한 '다른 나라'에 '중국'은 없는 듯한 상황 인식이 우려된다. / 신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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