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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장관 첫 통화한 韓美, 서로 다른 내용 공개했다

등록 2021.01.27 14:55

수정 2021.01.27 15:03

외교장관 첫 통화한 韓美, 서로 다른 내용 공개했다

(왼쪽부터) 강경화 외교부 장관 (외교부 제공),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미국 바이든 정부의 첫 국무장관이 된 토니 블링컨 장관과 첫 전화회담을 했다.

외교부는 27일 '한미 외교장관 통화' 보도자료를 통해 "강 장관이 이날 오전 블링컨 장관과 전화통화를 갖고 한미관계와 한반도 문제, 지역 및 글로벌 사안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강 장관은 "한미관계와 한반도 문제에 이해가 깊은 블링컨 장관의 취임을 환영한다"고 했고, 블링컨 장관은 "본인의 임기 중 한미동맹을 앞으로도 더 굳건히 발전시켜 나가길 희망한다"고 했다.

또 두 장관은 북핵 문제가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시급히 다루어져야 할 문제라는 데 공감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한미 양국 간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으며, 기후변화, 코로나19 등 글로벌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한미동맹의 지평을 더욱 확대시켜 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강 장관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한미 간 긴밀한 소통과 공조를 지속해 나가길 희망한다"며 "신임 외교장관이 취임하는 대로 블링컨 장관과 조기에 소통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했다.

미국 국무부도 두 장관의 전화회담에 대한 보도자료를 냈는데, 한국 외교부가 공개한 내용과 적지 않은 차이를 보였다. 미 국무부는 "두 장관은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지역과 전세계 평화와 안보, 번영의 핵심축(linchpin·린치핀)인 한미동맹의 지속하는 힘과 중요성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또 블링컨 장관은 "한미일 3자협력 지속의 중요성과 북한 비핵화의 필요성 지속, 동맹 강화에 대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약속을 강조했다"고 국무부는 전했다.

특히 블링컨 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도 강 장관과의 통화 사실을 공개하며 '인도·태평양 지역'과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인도·태평양'이나 '한미일 3자협력' '북한 비핵화' 등은 한국 외교부 보도자료엔 포함되지 않은 내용들이다.

미국이 주도해온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미일 3자 협력은 모두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는 사안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해 11월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번영에 있어 핵심축"이라거나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한미 협력"을 반복해서 언급하는 등 '인도·태평양'을 강조해왔다.

바이든 정부는 연일 대중(對中) 강경 노선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상무장관으로 지명된 지나 러만도는 26일(현지시간)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중국은 분명히 경쟁에 반하는 방식으로 행동해왔다"며 "인준이 될 경우 미국인이 중국의 불공정 관행에 경쟁할 수 있도록 아주 공격적일 계획"이라고 했다.

앞서 재닛 옐런 재무장관을 비롯해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청문회에서 대북 강경대응 태도를 보였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현지시간 25일 "중국은 지금 우리의 안보와 번영, 가치에 중대한 방식으로 도전하고 있고 이는 미국의 새로운 접근을 요구한다"며 '전략적 인내'를 강조했다.

중국은 바이든 행정부를 향해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적 오류에서 교훈을 얻으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은 전날인 26일 중국 시진핑 주석과의 통화에서 "중국의 국제적 지위와 영향력이 나날이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CCTV와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매체들이 전했다. /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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