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체

[취재후 Talk] 삼성의 '통큰 배당'과 '통큰 투자' 예고…왜?

등록 2021.01.28 18:33

수정 2021.01.28 19:36

[취재후 Talk] 삼성의 '통큰 배당'과 '통큰 투자' 예고…왜?

/ 연합뉴스

■ '오늘까지 삼성전자 주식사면 특별배당금 해당되나요?'

오늘 오전 한 주식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온 질문입니다.

주린이(주식+어린이) 질문에 친절한 답변이 이어집니다.

'2020년 12월 28일 배당기준일에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주주에 해당됩니다'

오늘 하루 주식 관련 게시판은 삼성전자 배당금 소식으로 뜨거웠습니다.

삼성전자가 주주환원정책에 따라 오는 4월에 주당 1932원씩 총 13조 1243억원의 대규모 특별 배당을 실시한다고 28일 발표했습니다.

보통주 기준 주당 배당금 354원에 특별배당금 1578원을 더한 액수입니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특별배당금 액수로 1000원 안팎을 예상했는데 그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삼성전자는 "현재 증시 상황과 코로나19 불확실성, 향후 업황 불투명성을 감안할 때 배당이 가장 효율적인 환원 방안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별 배당은 최근 주식 시장에 뛰어든 개인투자자, 일명 동학개미들의 주머니만 두둑하게 하는 건 아닐 테죠. 삼성 총수 일가가 받는 배당금도 상당합니다.

1조 원 규모로 예측되는데 이는 상속세 재원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건희 회장의 주식 상속세는 11조원 대에 이릅니다. 삼성전자의 통큰 정책은 향후 3년 간 더 유지됩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연간 배당 규모는 9조 8000억원으로 2000억원 확대하고 이번 같이 잉여현금흐름의 50% 내에서 잔여재원이 발생하면 추가 환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하면서 이례적인 언급을 덧붙였습니다.

■ 3년 내 M&A 선언...왜?

"지난 수년 간 지속적으로 M&A 대상을 매우 신중하게 검토해왔습니다. 이에 따라 많은 준비가 되어있는 상태입니다."

삼성전자 최윤호 경영지원실장의 말입니다. '의미있는 규모의 M&A 실현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시기를 특정할 수 없지만 이번 정책 기간(2021년~2023년) 안에 M&A 추진을 약속했습니다.

글로벌 기업이 대규모 인수합병 계획을 공식 언급하는 건 이례적인 일입니다.

삼성은 2017년 전장기업 하만을 인수한 후, 이재용 부회장이 국정농단 관련 수사와 재판에 소환되면서 이렇다 할 M&A를 성사시킨 적이 없습니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 재수감 후 삼성의 투자 지연 등 경영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합니다.

실제 삼성전자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 부회장 구속 후 사업 협상과 관련해 "상대 회사에서 ‘우리는 이재용 부회장과 협의한 것이다’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 삼성의 'Pick'은?

당장 삼성전자가 인수할 대상에 관심이 쏠립니다.

삼성은 대상을 특정하지 않았지만 반도체 회사 인수가 가장 유력하게 거론됩니다.

삼성은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를 목표로 세운 데다가 최근 글로벌 반도체 업체 간의 합종연횡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는 ARM(400억 달러)을, AMD는 자일링스(350억 달러)를 사들였습니다.

국내에선 SK하이닉스가 지난해 10월,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 부문을 10조 3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한 바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확보한 현금은 10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IT 기업들이 너도 나도 M&A에 뛰어들면서 시장재편이 시작된 만큼 삼성전자의 대규모 M&A 성사 여부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 오현주 기자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