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현장추적] 코로나로 갈 곳 잃은 헌옷…수출업체 "도산 위기"

등록 2021.02.12 21:28

수정 2021.02.12 21:35

[앵커]
우리가 버리는 헌 옷 대부분은 해외로 팔려나갑니다. 그런데 코로나로 수출길이 막히면서 쌓여가는 헌 옷을 감당하지 못한 수거 업체 절반 이상이, 버티다 버티다 결국 폐업을 선택했는데요. 만약 이 업체가 사라진다면, 헌 옷은 쓰레기가 되고 맙니다.

현장추적, 차순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새로 입주한 아파트에서 헌옷이 줄줄이 나옵니다. 이 한 집에서 나온 것만 100kg입니다.

"1만 5000원 계산해드렸으니까, 많이 나온거죠."

구청 수거함에도 헌옷이 가득합니다.

구청 직원
"일요일 지나고 오면, 좀 많이 있어요." 

이처럼 재사용이 가능한 헌옷들은 물량 대부분이 동남아나 아프리카 국가로 수출됩니다.

그런데 코로나19 이후 상황이 완전 바뀌었다며 수출업자들은 고통을 호소합니다.

업체를 찾아가 봤더니… 수출용으로 포장된 헌옷이 배에 실리지 못하고 천장까지 가득 쌓였습니다.

"어떤 나라는 물건 안 받겠다. (코로나 떄문에?) 네."

또 다른 업체도 마찬가지... 보통 입고 한 달 이내 대부분 수출됐지만... 

작년 3월부터 출하되지 못한 헌 옷들이 이처럼 가득 쌓여있습니다. 수출이 어려움을 겪는 건 코로나19로 각국에서 검역이 강화되고 물류 비용이 상승했기 때문.

유종상 / 한국의류·섬유 재활용협회
"여기에서 말레이시아 가는 데, (1톤 당) 100만 원이었으면, 지금은 400만 원 줘야해요."

헌옷 수출은 2018년 17만여 톤, 1970억 원 어치에 달했지만, 지난해 수출량이 15만 톤으로 줄고 수출액은 1/4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수출이 어렵다 보니 헌옷을 수거해도 수지를 맞추기 힘든 상황.  kg당 300~400원이던 헌옷 가격은 1/3 수준, 100원대까지 떨어졌습니다.

헌옷 수거 업자
"1톤을 수거해서, 무역 업체에 가져다 줘봐야, 20만 원도 안되니까…"

이 때문에 작년 한 해 수출업체 25곳 가운데 16개 업체가 휴업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마땅히 도움 청할 곳도 없는 현실.

헌옷 수출업체 대표
"지원보다도, (헌옷을) 폐기물로 간주 안 하고, 재사용으로 간주해줬으면…"

업계에선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헌옷 수거 중단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헌옷 수거업자
"쓰레기가 되겠죠. 쓰레기가… 그럼 아무도 수거를 안할테고요."

현장추적, 차순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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