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어린이집 원장 "정인이 마지막날, 스스로 걸을 수 없었다" 오열

등록 2021.02.17 21:28

수정 2021.02.17 21:38

[앵커]
악마나 다름없는 어른들이 저지른 사건 하나 더 전합니다. 양부모에 의해 사망한 정인이 소식입니다, 정인이 몸에서 멍 자국 등이 발견되자 어린이집 원장은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고,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죠.

이 어린이집 원장이 정인이 양부모 재판에서 아이가 떠나기 전 날 모습을 전했는데요, 윤재민 기자가 들었습니다.

 

[리포트]
정인이가 다녔던 어린이집 교사와 원장은 지난해 3월부터 8개월 동안 이어진 양부모의 학대 정황을 기록해왔다고 진술했습니다.

"처음 어린이집에 왔을 땐 웃음도 많고 또래보다 발달도 빨랐지만, 3주 뒤부터 얼굴과 몸에 멍과 상처가 발견됐기 때문"이었습니다.

거의 매주 새로운 상처가 발견될 때마다 찍은 사진만 10차례에 달해 학대 증거물로 제출했습니다.

지난해 5월 허벅지 멍과 배에 난 상처를 보고 강서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했을 당시, "정인이 아빠가 '베이비 마사지'를 하다 멍이 든 것 같다"고 양모가 둘러댄 사실도 증언했습니다.

지난해 9월23일 두 달여 만에 다시 등원한 정인이를 본 어린이집 원장은 "너무 야위어 다른 아이가 돼 있었다고도 했습니다. 당시 병원에 데려간 이유도 "그냥 마른 정도가 아니라 TV에 나오는 기아에 시달리는 아이처럼 보였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숨지기 전 날인 지난해 10월12일, "마지막으로 등원한 정인이가 모든 것을 포기한 듯 걸으려고도 하지 않았다"며 울먹였습니다.

재판이 끝난 뒤 양부모는 각각 승용차와 호송차량으로 법원을 빠져나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민이 양모가 탄 호송차가 나가지 못하게 도로를 막아서기도 했습니다.

"밥이 넘어가냐? 잠이 오냐? 애기 죽여놓고!"

다음 재판은 다음 달 3일 열립니다.

TV조선 윤재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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