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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 일단락됐다"지만 갈등 요인 여전…文 침묵 배경은

등록 2021.02.22 21:13

수정 2021.02.23 11:13

[앵커]
신현수 민정수석의 사의 표명부터 오늘 복귀에 이르기까지 청와대의 설명만으론 풀리지 않는 의문이 적지 않습니다. 정치부 최지원 기자와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최 기자, 신 수석 복귀는 여권에서도 예상하지 못한걸로 보이죠?

[기자]
네, 청와대의 공식 발표가 있기 전까지 저희도 여러 여권 관계자들에게 분위기를 물었는데.. 물론 일부는 청와대가 신 수석을 되돌리는데 몰두하고 있다고 했지만, 결국에는 신 수석이 물러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라는 관측이 대다수였습니다. 어제 김용민 의원에 이어 오늘 아침에도 친문 김경협 의원이 "신 수석이 자기 정치를 하고 있다"며 몰아세운걸 보면 여당에서도 극소수를 빼고는 전혀 예측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앵커]
신 수석이 전격적으로 마음을 돌리게 된 배경은 뭐라고 봐야할까요?

[기자]
일단 신 수석과 문재인 대통령의 오랜 인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본인이 사표를 내면서 레임덕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설득에 나섰다면 신 수석도 매몰차게 거절하기 어려웠을 수 있다는 겁니다. 또 다른 배경으론 오늘 발표된 검찰 중간 간부 인사가 거론됩니다. 청와대가 오늘 신 수석이 휴가 기간에도 인사안 조율에 참여했다고 밝혔죠. 월성 원전 수사팀과 김학의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팀 등이 모두 유임됐는데 신 수석 의중이 많이 반영된 걸로 보입니다.

[앵커]
신 수석이 업무에 복귀했지만 여전히 갈등 요인은 남아있죠?

[기자]
네, 신 수석이 거취를 대통령에게 일임한다고 했으니 문 대통령이 지난 홍남기 부총리 사의 표명 때처럼 재신임한다고 밝혔으면 깔끔했을텐데, 아직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입장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부인하고 있지만 신 수석이 친조국라인 핵심인 이광철 비서관과 다시 호흡을 맞춰야 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박범계 장관과의 불편한 관계는 청와대도 인정한 셈인데요. 신 수석이 앞서 "박 장관은 평생 볼 일 없을 거다" 라고 말했다는 보도까지 있었습니다. 일각에선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인만큼 후임을 찾을 때까지 잠정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기로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그래서 '상황 종료'라기 보다는 '일시 정지'로 보는 편이 맞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앵커]
언제든 다시 갈등이 폭발할 수도 있다, 이런 얘기인데 앞으로도 고비가 적지 않죠?

[기자]
오늘 검찰 중간간부 인사는 큰 문제 없이 넘어가는 분위기지만, 윤석열 총장이 원하는 추미애 장관 당시 좌천된 인사들의 원상 복귀는 불발됐고, 정권 비위 수사를 막아섰다는 비판을 받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등은 자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신 수석이 자신의 사의 표명의 원인이 됐던 이 지검장 유임 인사를 받아들이는 모양새가 됐습니다. 하지만 월성 원전 수사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수사 등 정권비위 수사가 다시 청와대를 향하게 되면 윤석열 검찰총장과 박범계 법무장관이 정면충돌하게 될테고 이 때는 신현수 수석이 다시 한 번 거취를 깊이 고민하게 될 수 있을 걸로 보입니다.

[앵커]
청와대가 일단락됐다고 했던 이번 사태가 어떻게 흘러갈지 좀 더 지켜보도록 하죠. 최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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