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LH직원, 영농계획서엔 "벼 심겠다"하고 묘목 심어…왜?

등록 2021.03.08 21:08

수정 2021.03.08 21:13

[앵커]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LH 직원들이 땅을 사들이면서 농사를 짓겠다는 농업계획서를 제출했는데 이것도 엉터리였습니다. 저희가 직접 가 봤더니 벼를 심겠다고 한 곳에 벼는 없고 버드나무 묘목만 가득했습니다.

다른 곳도 역시 사정은 비슷한데, 농사를 짓겠다고 해놓고 묘목을 심는 이유 권형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19년 6월 LH 직원 4명이 15억원에 구매한 경기도 시흥의 과림동 땅입니다.

지목은 논인데, 이들은 땅을 매입하면서 벼를 심을 예정이라고 농업경영계획서를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 가보니 벼는 없고 버드나무 묘목만 가득합니다.

인근 주민
"원래 논이었는데 다 메꾸고 일주일 내로 다 심었어. (지난해) 6월쯤 됐어. (그 다음에는 안오고?) 응."

'강 사장'으로 알려진 LH 직원 강 모 씨가 동료 직원들과 사들인 무지내동 밭도 비슷합니다.

이 땅도 계획서엔 고구마와 옥수수를 기를 예정이라고 적혀있는데 벚나무 묘목만 자라고 있습니다.

사실상 허위계획서를 제출한 겁니다.

이들이 계획과 다르게 묘목을 심은 것은 보상을 유리하게 받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보상을 할 때, 일반적으로 벼나 밭작물은 금액이 뚜렷하게 정해져있는데 반해 버드나무 같은 종류는 사례가 드물어 감정평가를 거쳐야 합니다.

보상 규정의 빈틈을 이용하기 위해서 이런 나무를 심었다는 얘깁니다.

조경업자
"(기준이) 없는 거로 심으면 조금 더 돈을 많이 받을 거에요. LH에서."

LH 측은 지나치게 빽빽하게 심은 나무는 제대로 보상받을 수 없다는 규정이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TV조선 권형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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