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9

확 달랐던 '이남자'와 '이여자'…'4·7표심' 속마음 들어보니

등록 2021.04.09 21:22

수정 2021.04.10 11:05

[앵커]
어제도 보도해드렸습니다만 이번 선거에서 오세훈 시장에게 70%가 넘는 몰표를 준 세대는 '이남자'로 불리는 20대 남성입니다. 20대 여성은 두 후보에게 비슷하게 표를 나눠줬는데, 왜 이렇게 표심이 달랐는 지 궁금하실 겁니다.

그래서 저희 박경준, 홍연주 두 기자가 이남자와 이여자의 속마음을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26살 고경준 씨는 1년여간 실직 상태였습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늘 가슴을 무겁게 합니다.

고경준 / 취업 예정자 (26살)
"취업은 오히려 안 되는 상황에 부동산 값만 올라가니까"

'공정'에 대한 기대감은 조국 사태를 거치며 배신감으로 바뀌었습니다.

고경준 / 취업 예정자 (26살)
"똑같은 스무 살 20대 대학교에 갈 때 정말 엄청 많은 노력도 하고 그런 루트를 다 건너뛰고 자기 배경하고 스펙으로…."

2년전 경영난에 까페 운영을 접어야 했던 김정환 씨, 청년들의 희망사다리가 끊겼다고 느낍니다.

김정환 / 카페 직원 (26살)
"결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힘든 지금 정부인 것 같아요. 집도 사기도 어렵고…."

이처럼 20대 남성들은 보수, 진보의 이념 보다는 공정과 상식의 잣대로 정치권을 판단합니다.

그것이 이번 선거에선 압도적인 야권 지지로 나타난 겁니다. 20대 여성들도 마찬가지로 탈이념적 성향을 보였지만, 그들이 지향하는 가치는 남성들과 다릅니다.

27살 정진주 씨는 군소정당 여성 후보에 투표했습니다.

6년 전 성범죄를 겪었다는 정 씨는 강남역 살해 사건, N번방 사건 등을 겪으며 여성이 안전한 사회가 가장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정진주 / 사회복지사 (27살)
"그런 소신을 밝히기 위해서 안될 거를 알면서도 저는 (소수정당에 투표했습니다) 내 소신이 이제 나비의 날갯짓이 되어서 태풍이 불어올 것이다."

여야의 정치 논리에 휩쓸리지 않는 것도 이번 표심에서 드러난 이여자의 특징입니다.

하연경 / 대학생 (21살)
"그때그때 내 가치관과 삶의 방식에 따라서 뽑는 후보가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려서부터 인터넷을 쉽게 접해온 Z세대의 특징은 개방성과 개인성입니다.

정치권이 이들의 생각을 읽지 못한다면 내년 대선에서 지지를 받는 것 역시 어려운 과제가 될 겁니다.

TV조선 박경준, 홍연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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