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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는 이겼다"는 정청래, 정말 그럴까?

등록 2021.04.13 14:55

수정 2021.04.13 15:13

'사전투표는 이겼다'는 정청래, 정말 그럴까?

/ 조선일보DB

4.7 재보궐 선거 참패 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정청래 의원은 '사전투표에선 승리했다'는 이유를 들며 "더 적극적으로 개혁하라는 표심"이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마포(을) 지역구 사전투표를 분석해 보니...> 란 글을 올렸다. 자신의 지역구인 '마포(을)' 지역구 표심을 분석했다며 "사전투표는 박영선이 5.00% 이겼고 총합은 박영선이 8.46% 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전투표는 적극적 지지층이 적극적으로 투표한다는 것을 가정해 보면 더 적극적으로 개혁을 해야 한다는 표심이라고 저는 본다"고 했다.

'마포(을)' 지역구엔 서강동, 서교동, 합정동, 망원1동, 망원2동, 연남동, 성산1동, 성산2동, 상암동이 포함된다. 정 의원은 해당 개표단위별 '관내사전투표' 득표를 근거로 '사전투표 5% 승리' 주장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자신의 주소지와 다른 지역에서 사전투표를 하는 '관외 사전투표'는 포함하지 않은 것이다. 관외 사전투표는 우편을 통해 일괄적으로 해당 지역에 보내지기 때문에 동별 득표가 따로 집계되지 않는다.

결국 정 의원이 말한 '사전투표 5% 승리'는 '관외 사전투표'를 뺀 '반쪽 근거'만을 가지고 한 주장인 것이다. 마포구 전체의 관외 사전투표의 경우 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5,338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5,845표로 오 후보의 득표가 더 많았다.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도 "관외 사전투표의 동별 득표율은 따로 집계되지 않는다"며 "정 의원의 주장은 엄밀한 의미에서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설사 정 의원 주장대로 사전투표에서 승리했다고 하더라도 본투표 유권자들의 표심을 무시한 아전인수식 해석이란 지적도 나온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13일 페이스북에 "사전 투표 이기게 찍어준 유권자만 국민이고, 본투표에서 사전투표를 압도할 정도로 민주당에 패배의 회초리를 든 유권자는 국민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4.7 재보궐 선거 때 마포(을) 지역구에선 박영선 후보 44,094표, 오세훈 후보 53,214표를 얻어 오 후보가 9,120표차로 승리했다. 동별 집계가 불가능한 '관외 사전투표'와 '거소투표'는 제외한 수치다. / 서주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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