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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6억여원 들인 여의도 벚꽃 '로또 관람'…713명 참여

등록 2021.04.15 15:12

수정 2021.04.15 15:15

[단독] 6억여원 들인 여의도 벚꽃 '로또 관람'…713명 참여

지난 5일 서울 영등포구 윤중로벚꽃길을 찾은 시민들이 사전예약 접수 확인을 받고 있다. 행사장에는 공연을 위한 무대장치와 스피커, 대형 풍선 등이 설치됐다. / 출처 연합뉴스

서울시 영등포구가 추첨을 통해 제한적으로 진행한 '여의도 봄꽃축제' 참여인원이 713명에 불과했던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이번 행사에는 약 4600 명의 관리 인원과 6억 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됐다.

영등포구는 지난 5~7일 '윤중로 벚꽃길'을 폐쇄하고, 지원자 추첨을 통해 하루 5번, 시간대별 최대 72명에게만 입장을 허용했다. 추첨에는 총 3만4969명이 신청해 1080명이 선정되는 등 32.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시민들 사이 '벚꽃 로또'라는 말까지 나왔다.

서울시 영등포구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영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여의도 봄꽃축제'를 위한 통제·행사 비용에는 총 6억7795만 원이 사용됐다. 또, 통제관리 운영인원 약 3830명(3월31일~4월8일), 문화행사 운영인원 약 800명(4월5일~7일)이 투입됐다.

상당한 세금과 인력을 들이고도, 행사 실적이 저조해 '세금 낭비'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봄꽃축제 행사장에는 관람객 대비 운영요원 숫자가 많아, 운영요원들이 행사 운영시간 중 벤치에 앉아 휴대전화를 만지며 개인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단독] 6억여원 들인 여의도 벚꽃 '로또 관람'…713명 참여
지난 6일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봄꽃축제' 현장 관리요원들이 운영시간 중 벤치에 앉아 휴대전화를 만지며 개인시간을 보내고 있다.


행사장에는 공연을 위한 무대장치와 스피커, 대형 풍선 등도 설치됐다.

'여의도 벚꽃 추첨관람'은 시행 공고 때부터 시민들 우려가 나왔다. 온라인커뮤니티에선 "연일 확진자가 쏟아지는데 전국민 통제를 하는 것이 맞다", "추첨에서 떨어지면 박탈감만 느끼게 될텐데 일방적으로 추첨으로 선정하는 건 공정하지 않다"는 등의 반응이 나왔다.

한편, 영등포구는 이번 봄꽃축제와 관련, 온라인 콘텐츠를 제작했고 조회 수는 약 22만 회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벚꽃축제를 전면 취소하면서, 도로 통제 등을 위한 비용으로 2억 1683만 원을 사용했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투입된 비용과 인원들 중엔 온라인 산책·공연 등 무관중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한 비용과 인원도 포함돼 있다"며 "예상보다 꽃이 빠르게 지면서 관람객이 저조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이영 의원은 "온라인 축제와 추첨제 입장을 접목하겠다던 대규모 투자 행사는 결국 세금만 낭비한 셈이 됐다"며 "엄중한 코로나 시국에 전시성 행사를 치르기 보다 국민 삶에 보탬이 되는 효율적 행정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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