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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평한 백신 공급' 강조하는 文대통령…"中 '백신 기부 노력' 높이 평가"

등록 2021.04.20 11:42

수정 2021.04.20 12:39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개발도상국에 대한 백신 기부와 같은 다양한 코로나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는 중국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며 "한국도 공평한 백신 공급, 원활한 인력 이동, 과감한 재정투자 등 코로나 극복을 위한 협력을 더욱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2021 보아오(博鰲)포럼' 연차총회 개막식에서 비대면 영상 메시지를 통해 코로나 극복을 위한 아시아의 공동대응을 강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WEF) 특별연설에서 "한국은 백신의 공평한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한 WHO(세계보건기구)의 노력을 지지하며 코박스(COVAX facility)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고 했고, 마무리 발언에서도 "(코로나) 위기가 더 크게 확산하자 각국은 각자도생에 바빴고, 백신도 개도국에 공평하게 공급되어야 한다는 정신이 사라지고, 백신 선진국들이 자국민 우선을 내세우며 수출을 통제하려는 이기주의적인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또 지난달 1일 3·1절 기념식에서도 "백신의 조기개발을 위해 세계 각국이 협력해야 하고, 세계적인 집단 면역을 위해 개도국과 백신을 공평하게 나누어야 한다는 것도 인식하게 됐다"며 다자주의와 포용의 정신을 주장한 데 이어 '공평한 백신 공급'을 재차 강조한 셈이다.

2001년 출범 후 20년째 진행된 보아오포럼(이사장 반기문 前 유엔사무총장)은 아시아 국가들의 협력과 교류를 통한 경제발전을 목적으로 창설된 비영리 민간기구로 중국 하이난성 보아오에서 2020년을 제외한 매년 개최됐으며 올해는 대면회의와 비대면회의 혼합 방식이 적용됐다.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의 다보스 포럼'이라고도 불린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영상 메시지에서 "그동안 세계는 어느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아시아의 포용 정신에 주목해왔다"며 "한국 또한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와 나눔의 정신을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계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포용적 회복'을 이루기 위한 한국의 책임을 되새기며, 아시아의 역할과 글로벌 거버넌스 강화 방안을 말씀드리고자 한다"며 연설을 시작했다.

첫번째 방안은 '포용성이 강화된 다자주의 협력'이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로 교역·투자 환경이 위축되고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고 있다"며 "당장에는 자국 경제를 지키는 담이 될 수 있겠지만, 결국에는 세계 경제의 회복을 가로막는 장벽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 공존과 새로운 번영을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연대와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큰 나라와 작은 나라,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서로를 존중하며 동등하게 협력할 때 인류의 미래도 지속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포용성을 강화한 다자주의 협력을 새로운 시대로 가는 디딤돌로 삼아야 한다"며 "지난해 체결한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을 통해 역내 경제 협력의 속도를 높이고 다자주의에 대한 신뢰 회복과 자유무역 발전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두번째 방안은 '아시아에서부터 코로나에 공동대응'이다. 문 대통령은 "어떤 나라도 혼자만의 힘으로, 이웃에 대한 배려 없이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며 중국의 '백신 기부 노력'을 평가하고 '공평한 백신 공급'을 강조했다.

또 "지난해 출범한 '동북아시아 방역·보건 협력체'를 통해 역내 협력을 내실화하고 아시아가 코로나 극복의 모범을 만들어가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세번째 방안으로 '녹색 회복을 위한 공동행동'이 시급한 문제라며 "기후위기는 세계가 함께, 나라마다 상황에 맞는 실천방안을 만들고 서로를 보완해가며 동시에 행동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한국 국민들은 '2050 탄소중립'을 실천하고 있으며, '그린 뉴딜'을 통해 친환경·저탄소 경제로의 대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며 "아시아 나라들과도 신재생에너지 보급, 해양오염 대응, 물관리 역량 강화를 비롯한 환경 분야 협력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신기술과 혁신 거버넌스 협력'을 통한 미래 준비도 강조했다. "코로나로 인해 글로벌 가치사슬이 재편되고, 생산·공급 시스템의 디지털화가 더욱 빨라지면서 기술 발전과 혁신에 대한 요구가 더욱 커지고 있다"며 "기술 발전과 혁신의 대표적 지표인 특허출원 5대국 중 한중일 3개국이 포함될 만큼 아시아는 혁신을 이끌어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시아 국가 간 협력이 강화된다면 미래를 선도하고 위기에 대응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은 디지털 분야 ODA를 비롯해 디지털 강국의 경험과 성취를 공유해나가고 각 나라가 필요한 전문의료인력, 제조업·IT 기술인력 등 맞춤형 인재양성 지원에 더욱 힘쓰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인류는 결국 코로나를 이겨내고, 코로나 극복의 힘이 되었던 포용과 상생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여는 가장 유용한 정신이 될 것"이라며 "한국은 보아오포럼 창립국이자 책임 있는 중견국으로서 아시아의 공동번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 김정우 기자 (영상제공: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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