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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강남 아파트 증여 6배 급증…이유는

등록 2021.04.20 21:13

수정 2021.04.20 22:58

다주택자 중과 '매물 감소' 부작용 우려

[앵커]
지난달 서울 강남 아파트의 증여 건수가 전 달에 비해 6배 넘게 급증했다고 합니다. 집을 여러 채 가진 사람이 다주택자로 세금을 내면서 버틸지, 아니면 팔지 그것도 아니면 증여를 해서 주택수를 줄일 지 고민하다가, 결국 증여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물론 선택은 자유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될 경우 시장 전체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따져 보겠습니다.

윤슬기 기자, 일단 증여 건수가 얼마나 늘어났는지부터 보여주시지요?

[기자]
먼저 이 그래프를 보시면 증여 건수가 매우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사실을 한 눈에 알 수 있습니다. 지난해 3월 84건이던 서울 강남구의 아파트 증여는 지난달 812건을 기록했습니다. 전월인 2월 129건보다 6.3배 증가했다고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했는데요, 통계 집계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입니다. 강남뿐 아니라 서울과 전국의 지난 달 아파트 증여도 보시다시피 전달에 비해 1.6에서 2배 정도 늘었습니다. 오는 6월 다주택자 세금 중과를 피하기 위해 자녀 등에게 집을 물려주는 경향이 특히, 강남에선 뚜렷해진 거죠.

[앵커]
증여세가 양도세보다 적게 나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한 시중은행 조사결과, 다주택자 A씨가 강남 아파트를 팔아 19억7천만원의 시세차익을 볼 경우, 양도세는 13억3천여만원인 반면 자녀에 증여를 할 경우 증여세는 12억7천여만원으로 6천만원이 적습니다. 여기에 6월부터 다주택자 양도세율이 최고 75%까지 오르게 돼, 증여세와의 격차는 더 벌어질 전망이죠. 물론 계속해서 주택을 여러 채 가질 수도 있지만, 이 경우 보유세 부담이 만만치 않습니다.

김종필 세무사
"작년 2~3천만 원 내신 분들도 올해 6~7천만 원, 최대치로 본 건 4억 원까지 1년에 꼬박꼬박 내시는데 소멸성이잖아요. 내시면 끝." 

[앵커]
그런데 이게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기자]
집 가진 사람이 집을 팔든, 자녀에게 증여를 하든 그건 자유입니다. 그러나 증여 건수가 늘면 시장에 나오는 집이 줄어들 수 밖에 없겠죠. 그렇지 않아도 공급 부족때문에 집값이 자꾸 오르는데 이렇게 되면 집값이 더 오를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실제, 강남구 아파트 전체 거래 중 매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월 71%에서 18%, 11%까지도 떨어졌고 지난해 8월 이후엔 40%를 넘긴 적이 없습니다. 올 1월엔 7%까지 떨어졌다 지난 달 23%가 돼 현재 매매는 전체 거래 10건 중 2건입니다. 반면, 증여는 7건에 이르죠. 

[앵커]
이렇게 매매건수가 줄어드니까 정부 기대와 달리 시장에 물건이 나오지 않고 오히려 잠기는 부작용이 생긴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지나치면 부작용이 올 수 있다는 매우 실증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다주택자 세제를 강화하면서 세금 압박에 시장에 매물이 쏟아져 나올 거라고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보신 것처럼 집을 팔지 않고 가족끼리 주고 받는 경우만 많아진 거죠.

심교언 /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거래가 정상적으로 돼야지 경제가 돌아가는 건데 시장이 멈췄다는 거고 시장 불안이 다시 한 번 야기될 수도..."

[앵커]
이제 곧 부동산 세금이 나오지 않습니까? 시장이 또 어떻게 반응할 지 올 상반기가 집값의 고비가 될 것 같군요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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