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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성추행' 피해자 "너무나 모욕적…내가 순국선열인가"

등록 2021.04.22 19:02

'오거돈 성추행' 피해자 '너무나 모욕적…내가 순국선열인가'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 참배를 마치고 작성한 방명록. / 연합뉴스

오거돈 성폭력 사건 피해자가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남긴 현충원 방명록 사과글에 대해 "모욕적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오거돈 성폭력 사건 피해자 A씨는 22일 부산성폭력상담소를 통해 낸 입장문에서 "'이제는 생각하지 말아야지' 다짐할 때마다 비상식적인 일들이 제 발목을 잡는다"면서 "저는 현충원에 안장된 순국선열이 아닙니다. 도대체 왜 현충원에서 제게 사과를 하시나요"라고 반문했다.

A씨는 "지난 달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측에 사건 무마, 협박, 개인정보유출 등 2차 가해자인 민주당 인사들의 사과와 당 차원의 조치를 요청했는데, 수차례 요청 끝에 겨우 김태년 전 당 대표 직무대행 명의의 회신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회신문엔 '저희 당에서 미처 다 확인하지 못한 사실들에 대해선 철저히 조사해 진상을 확인하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조처를 하겠다. 각 건에 대한 조치 완료 후 결과를 피해자께 말씀드리겠다. 더 이상의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단단히 조치하겠다'고 적혀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말씀하신 조치와 결과는 감감무소식인데, 오늘은 윤 원내대표께서 현충원에서 사과한다"며 "너무나 모욕적이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말뿐인 사과는 필요 없다. 당신들께서 하신 말씀에 책임지십시오"라면서 "제발 그만 괴롭히세요. 부탁드린다"라고 글을 맺었다.

앞서 윤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현충원을 찾아 방명록에 "선열들이시여! 국민들이시여! 피해자님이여!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민심을 받들어 민생을 살피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사과에 의미에 대해 윤 위원장은 "우리 당이 그분들에 대해 충분히 마음으로부터 사과를 드리지 못한 것 같았다. 신원이 밝혀질 수 있어서 그분들을 찾아가거나 뵙자고 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 최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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