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뉴스9

"소명 없어 상장폐지"라더니…거래소 "스팸 처리돼 못 봤다"

등록 2021.06.25 21:20

수정 2021.06.25 22:11

'졸속 심사' 논란

[앵커]
9월 정부 규제를 앞두고 가상화폐 거래소가 코인들을 무더기 상폐하면서 황당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국내 대형 거래소가 한 코인을 상장폐지하면서 소명자료가 오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상장폐지했다고 했는데, 사실은 이 코인업체의 이메일을 '스팸 처리', 즉 막아놓고 있었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그 코인이 어떤 코인인지를 떠나서 이렇게 되면 투자자들은 대체 어디가서 호소해야 합니까?

김예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는 지난 18일 A코인에 대해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습니다. 

일주일동안 소명 기회를 줬지만 어떤 회신도 받지 못했다는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코인 운영업체는 거래소에 소명 자료를 보냈다며 반발했습니다. 

A코인 업체
"저흰 업비트에 요구하는 이메일에 모두 성실하게 답변을 하였는데…"

진실공방에 대한 취재가 시작되자 업비트는 코인업체에 언론과 접촉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리고는 어제 밤늦게 코인 업체가 이메일로 보낸 소명 자료가 스팸 처리된 것을 확인했다는 공지글을 올렸습니다.

취재가 시작된 지 5시간여만입니다. 

업비트 관계자
"회신을 보내실 때 다른 메일 주소를 사용하셔서 스팸 필터링으로 격리가 되어 있었던 상황이라…"

업비트 측은 상장폐지 날짜를 5일 연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거래소의 졸속 심사와 묻지마식 상폐로 결국 투자자들 피해만 키운다고 지적합니다. 

김경수 / 이더랩 대표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상장폐지가 된 건지…전체적인 시장의 신뢰도가 하락해버려서 많은 투자자들이 지금 떠나고 있죠."

정부는 투자자 보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거래소에 상장 및 상장폐지의 기준 마련과 그 과정의 공개조차 강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TV조선 김예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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