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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환 해병대사령관, 총선 다음날 "말 못하는 고뇌만 가득"

등록 2024.04.12 20:29

채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을 규명할 핵심 관계자인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4·10 총선 이튿날 복잡한 심경을 토로하는 글을 내부망에 올렸다.

총선에서 압승한 더불어민주당이 특별검사법 처리에 속도를 내기로 하면서 술렁이는 해병대 안팎을 다독이려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12일 국방부에 따르면 김 사령관은 지난 11일 예하 부대에 '격랑에도 흔들리지 않는 해병대 본연의 모습을 찾아야 합니다' 제하의 지휘서신을 보냈다.

그는 서신에서 "안타까운 전우의 희생은 핵 폭풍급 파급효과와 더불어 법적 다툼으로 인해 국민적 이슈로 치솟아 올랐다"며 채 상병 사건을 언급했다.

이어 "조직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만 하는 사령관으로서 안타까움과 아쉬움, 말하지 못하는 고뇌만이 가득하다"라며 "요즘은 하늘조차 올려다보기 힘든 현실이 계속되고 있어서 하루하루 숨쉬기에도 벅차기만 하다"고 털어놨다.

김 사령관은 "우리의 소중한 전우가 하늘의 별이 된 지 벌써 9개월이 지났지만, 우리에게 남겨진 것은 무엇입니까"라며 "고인의 부모님 당부조차 들어드리지 못한 채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법원의 결과만 기다려야 하는 답답한 상황 속에서 해병대 조직과 구성원에게는 아픔과 상처만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 사령관은 채 상병이 지난해 7월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 도중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직후만 해도 수사단의 조사 결과에 문제가 없고, 오히려 폭넓게 조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그러나 외압 논란이 불거진 뒤로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자신의 지시사항을 위반했다고 주장해 외압 의혹을 규명할 '키맨'으로 꼽힌다.

공수처는 지난 1월 17일 김 사령관의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으며 현재 출국금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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