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뉴스9

[따져보니] 34년 만에 최저치…일본 엔화에 무슨 일이?

등록 2024.04.30 21:39

수정 2024.04.30 21:41

[앵커]
일본 엔화 가치가 3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엔화가치가 왜 이렇게 추락하는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뭔지, 따져보겠습니다.

김자민 기자, 어제 엔달러 환율이 1달러당 160엔을 돌파했죠? 왜 이런거죠?

[기자]
네, 지난달 일본이 8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끝내고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자 시장에선 엔화 가치 상승을 전망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26일 일본이 예상밖의 금리 동결을 결정하자, 엔달러 환율이 어제 한때 160엔을 돌파했습니다. 미국 금리는 5.5% 일본은 0%대죠. 금리 차가 줄어들지 않자 돈이 미국으로 몰려가는 겁니다.

김현철 / 서울대 국제대학원장
"미국 금리 기준에 맞추려면 기준금리를 올려야 되는데 1%,2%,3% 올렸다가는 일본 경제가 엄청난 충격을 받기 때문에 0% 금리까지만 바꾸고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거죠."

[앵커]
​​​​​​일본은 2010년대 초까지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물가가 비싼 나라 중 하나였잖아요. 그런데 이제 일본 내에서 '싸구려 일본'이란 용어가 쓰인다면서요?

[기자]
네, 지난해 일본의 한 신문이 국가별 라멘 가격을 비교했습니다. 뉴욕의 라멘 가격은 일본보다 3배 이상 비싸고, GDP가 훨씬 낮은 인도의 라멘 가격도 일본의 두 배가 넘었습니다. 장기간의 엔저와 디플레이션으로 일본의 물가와 임금이 세계 수준에 훨씬 못미친다는 얘깁니다. 2021년 출간돼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인데요, 책 제목이 '싸구려 일본이 의미하는 침체'입니다. 언론인 출신인 저자는 물가도 임금도 오르지 않는 상황을 일본인들이 값싼 물건으로 견디다 보니 '싸구려 일본'이 됐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앵커]
일본 내부에선 '싸구려 일본' 지적이 나와도 해외에선 싼 물가 즐기러 일본 여행 많이 가잖아요. 그런데 또 현지에선 관광객들이 외식 물가를 올려놓는다는 불만이 많다고요?

[기자]
지난해 일본의 물가상승률은 3.1%로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실질임금은 2.5% 감소해 일본인들의 체감 경기는 혹독하게 나빠졌습니다. 그런데 엔저를 즐기는 관광객들이 돈을 펑펑 쓰면서 외식값이 상향 평준화한겁니다. 올해초부터 일본 관광업계를 중심으로 외국인한테 더 비싼 가격을 받아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는데요. 실제 최근 도쿄의 한 식당은 일본인은 1000엔 더 할인해주는 이중가격제를 도입했습니다.

[앵커]
​​​​​​​당장은 일본 여행갔을때 물가가 싸니 좋지만, 엔저 현상이 우리나라 전체로 보면 좋은 건 아니라던데요?

[기자]
​​​​​​​네, 엔저는 수출 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립니다. 일본 방문 여행객이 늘어나는 것 역시 한국 내수에는 좋지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상봉 /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일본하고 우리는 산업 구조가 굉장히 비슷하기 때문에 우리가 수출해야 될 곳에 일본이 수출할 수 있는 거죠. 개인으로 봤을 땐 여행 수지가 악화되는 거고 기업 입장에서 봤을 때는 수출이 줄 수가 있는 거죠."

[앵커]
​​​​​​​일본 국민들은 엔저 현상을 경계하고 있는데, 우리도 일본 여행 싸게 할 수 있다고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니네요. 김자민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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