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윤석열, 작심발언 배경과 정치적 파장은…

등록 2021.03.02 21:10

수정 2021.03.02 22:25

[앵커]
윤총장이 중대 범죄 수사청 신설에 반대한 다는 건 새로운 사실이 아닙니다. 이미 여러경로로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다만 오늘 인터뷰는 윤총장의 사실상 첫 공식인터뷰였고 사용한 표현의 수위가 심상치 않아서 오늘 하루종일 법조계와 정치권이 술렁였습니다.

한송원기자 나와 있습니다. 그동안 오랫동안 윤 총장을 취재해 왔는데 한기자 보기에 제일 주목할 대목은 뭡니까?

[기자]
일단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검찰 조직의 명운이 달린 문제인 만큼 조직의 수장인 검찰총장이 직접 나섰다는 점이고, 또 다른 하나는 여권에 대한 정면 대응이라는 정치적 성격이 있다는 점입니다.

[앵커]
윤총장이 직접 나설수밖에 없는 사정이란 어떤 겁니까?

[기자]
일명 중수청법이 '검수완박',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한다는 것에서 결국 검찰 조직의 무력화로 이어질 수 있어 윤 총장이 직접 나섰다는 측면이 있습니다. 특히 검찰 조직 내에서는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에 이어 중수청까지 들어선다면 검찰은 허수아비가 될 것이라는 불만이 고조된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 검찰총장이 더는 입을 닫고 있을 수는 없었다는 겁니다. 지난해 추미애 장관과의 갈등 과정에서 윤 총장은 "개인에 대한 모욕은 참아도 검찰 조직과 국민이 피해보는 일은 참기 힘들다"라고 말한 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여권 입장에서 보면 법치주의 말살이라거나 헌법 정신 훼손했다 같은 표현들은 여권이 참기 힘든 표현이란 걸 윤총장도 알텐데 이렇게까지 한 건 말을 돌리지 않는 윤총장의 스타일입니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겁니까?

[기자]
윤총장 입장에선 이 정도는 해야 현실적으로 여권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다고 판단한 걸로 보입니다. 친여 무소속까지 합하면 180석이 넘는 여권이 강행할 경우 일명 중수청법 국회 통과는 막기가 힘듭니다. 이런 현실적인 부분 때문에 윤 총장으로서는 여론전을 할 수 밖에 없었고, 여론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이 정도의 강한 표현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듯 합니다. 특히 "힘 있는 세력들에게 치외법권을 제공하는 것"이라는 표현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민들이 눈 부릅뜨고 중수청법에 대해 지켜봐달라"고 한 부분도 같은 맥락입니다.

[앵커]
여론을 의식한 거라면 정치적 의미도 적지 않다고 봐야 겠군요?

[기자]
네. 윤 총장이 공개 반박한 중수청 법은 여권의 핵심 인사들이 추진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속도 조절을 당부했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여당은 대통령의 말은 그 의도가 아니라면서 강행할 태세인데요. 여기에 윤 총장이 정면 대응하면서 본의든 아니든 본격적으로 여권과 대척점에 서게 되는 정치적 효과를 본 셈입니다. 특히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썼다"거나 "직을 걸어 막을 수 있는 일이라면 100번이라도 걸겠다"고 말한 점도 눈 여겨 봐야할 대목입니다.

[앵커]
윤총장이 사실상 여의도행 마음을 굳혔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법조계에선 어떻게 해석하고 있습니까?

[기자]
이걸 본격적인 정치 참여 선언으로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본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정치권에 한 발을 들여놓았다는게 대체적인 해석입니다. 특히 여당이 중수청법 추진을 강행할 상황에서 7월에 임기가 끝나는 윤 총장이 그 전에 총장직을 던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바로 그 시점이 윤 총장의 정치 데뷔 시점이 아니냐는 관측도 많습니다. 특히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 윤 총장이 여권에 반대하는 작심발언을 한 점도 정치적인 해석이 나오는 이유중의 하나입니다.

[앵커]
네, 한송원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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