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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김창균의 정치속보기] 대통령 '통일' 언급, 남북관계 부담 안 될까?

등록 2013.08.15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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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균 조선일보 부국장 나오셨습니다.

Q. 박근혜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통일 문제를 꺼냈다. 뜻 밖이다.

A. 8·15때는 한일 관계에 대해 말하는 게 자연스럽고 역대 대통령들도 그래 왔다. 박 대통령이 지금의 한일관계에 대해 말하려면 일본의 그릇된 역사 인식을 문제 삼을 수 밖에 없다. 가뜩이나 한일 관계가 꽉 막혀 있는 상황이라 박 대통령이 부담을 느꼈을 것이다. 박 대통령은 어제 저녁 개성공단 정상화 합의가 이뤄진 다음에 경축사 원고를 많이 다듬었다고 한다. 특히 남북관계에 관한 부분을 많이 손 댄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남북관계에 대한 키워드로 삼고 있는 신뢰 프로세스가 첫 발자국을 뗀 만큼 남북 관계가 앞으로 갈 방향에 대해 말하고 싶었을 것이고 그러다 보니 통일이라는 목적지에 대해 언급하게 된 것 같다.

Q. 대통령이 통일에 대해 말하면 남북관계에 부담을 주지 않을까.

A. 한반도 통일이라고 하면 남한이 북한을 흡수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래서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은 가급적 통일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다. 쓰더라도 30년, 50년후 머나먼 미래 얘기처럼 말했다. 반면 이명박 대통령은 통일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을 밝혔고 북한은 이것을 북에 대한 적대적인 정책이라고 강하게 비난했었다. 오늘 박 대통령이 밝힌 통일 메시지에 대해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해 진다. 예전에 북이 무력 남침 통일을 노릴 때는 진보가 통일을 말하며 보수를 반통일 세력이라고 비난했었다. 이제 자유 민주주의 체제 아래서 통일이 이뤄질 수 있는 시대가 오니까 보수가 통일을 말하고 진보는 통일에 반대하는 정반대 상황이 됐다.

Q. 박 대통령은 한일관계를 걱정해서 발언을 자제한 반면 일본 아베 총리와 정치인들은 한국이나 중국같은 이웃 나라들과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키는 행동을 했다. 

A.  예전엔 주변 나라들과 관계가 악화되면 일본 정부나 지도층이 어떻게든 문제를 가라 앉히려 노력했는데 요즘은 오히려 더 상처를 덧나게 만들고 있다. 두 가지 원인이 있는 것 같다. 우선 예전 일본 지도자들을 일본의 과거를 기억하고 그에 대해 책임을 느꼈던 반면 요즘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세대와는 관계없는 일로 여기는 것 같다. 또 과거 일본이 주변 나라들에 비해 국력이 훨씬 앞서 있을 때는 자신감을 갖고 비교적 어른스런 자세를 보인 반면 요즘 일본은 중국에 추월당하고 한국에 추격당하면서 여유를 잃고 초조해 하며 신경질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Q. 그렇게 달라진 일본의 태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A. 일본이 달라진 것은 일본의 처지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과거와 달라진 일본의 모습을 계속 보게 될 것이다. 일본이 우리를 화나게 한다고 해서 아직 우리에겐 일본의 태도를 뜯어 고칠 힘이 없다. 또 일본이라는 이웃이 마음에 안든다고 다른 곳으로 이사갈 수도 없다. 일본이 과거보다 우리에게 함부로 대하는 것은 일본이 예전보다 우리를 우습게 봐서가 아니라 반대로 우리를 더 의식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그렇게 일본의 심리 상태를 이해하고 일본의 달라진 태도에 익숙해지는 것이 우리의 정신 건강에도 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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