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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김창균의 정치속보기] '요동치는 동북아 정세' 아슬아슬한데…

등록 2013.11.28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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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요즘 동북아 정세를 보면 정말 아슬아슬하다. 까딱하다간 벼랑끝으로 떨어지는 것 아닐지 걱정스럽다.

A. 대통령 선거가 다가올 때 어떤 대통령을 뽑겠느냐고 하면 국민 대다수가 ‘경제를 아는 대통령’을 꼽는다. 후보들도 너도 나도 자신이 ‘경제 대통령’이라고 주장한다. 국가 지도자에게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 수 있는 비전과 노하우를 갖추는 것은 정말 중요한 능력이다. 반면에 외교는 국제 무대에서 세련된 매너를 보이는 것 정도로 알고 있다. 그래서 외교는 잘하면 좋지만 잘못해도 나라의 운명과는 큰 상관이 없는 액세서리처럼 여기는 경향이 있다. 주변 정세가 안정된 시대에는 국가 관계라는 것이 공기처럼 그 중요성을 잘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요즘처럼 국제 정세가 요동칠 때는 전혀 얘기가 달라진다. 우리처럼 세계 초강대국들 사이에 끼여있는 규모가 작은 나라의 경우엔 특히 그렇다. 미국이나 중국 같은 나라들은 외교를 잘못하면 전치 몇 주의 상처를 입는 정도지만, 우리는 코스를 잘못 선택했다가 주변 고래들과 정면 충돌하면 나라의 명운이 왔다갔다 할 수도 있다. 실제 우리는 주변 정세를 잘못 읽거나 세력 균형이 바뀌고 있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줄을 잘못 섰다가 국치를 겪은 경험이 여러차례 있다. 멀게는 조선이 겪었던 임진왜란, 병자호란, 가깝게는 100년전 한일병탄이 모두 그런 경우에 해당한다.


Q. 어떻게 하면 외교를 잘 할 수 있나.

A. 그야말로 경륜이 필요한 대목이고 답을 할수 있는 능력도 없다. 외교를 잘하면 더 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외교에서 엄청난 실수나 실패라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우리 역사 속에서 외교가 크게 실패한 것은 외교가 정치의 종속변수가 됐을 때다. 임진왜란, 병자호란도 동인과 서인으로 갈리고, 그것이 다시 노론 소론, 북인 남인으로 갈리는 사색당파 싸움 때문에 외부의 위협에 대한 대비마저 당쟁의 수단으로 삼으면서 더 파멸적인 상황을 불러들인 것 아니냐. 해방후 불과 70년도 안되는 현대사를 봐도 대통령이나 특정 정파가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외교관계, 대북관계를 이용하다가 일을 그르친 사례를 여럿 발견할 수 있다. 햇볕 정책은 포용정책이라는 원래 취지는 좋았지만 김대중 대통령 임기 5년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얻기 위해 조건없는 퍼주기 정책으로 변질되면서 남북 관계를 왜곡시켰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반미면 어떠냐’는 반미장사를 선거 득표전략으로 활용하면서 한미동맹이 뿌리채 흔들렸다. 오늘날 한일관계가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된 것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고 일왕을 공격한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그것 역시 임기말 대통령의 지지율 관리 수단으로 동원됐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Q. 그렇게 보면 요즘 우리 정치권의 정쟁 상황이 더욱더 걱정스럽다.

A. 역대 정부에서도 대통령 선거가 끝난 후 크고 작은 불복 시비가 있었다. 그런데 이번 처럼 대선이 끝난지 1년이 되도록 오로지 댓글 사건 하나 가지고 여야가 죽기 살기로 싸운 적은 없었다. 한동안은 대선 불복은 아니다라고 하더니 요즘들어선 여기 저기서 대통령 사퇴하라는 주장이 서슴없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중국이라는 세계 양대 초강대국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그 싸움에 세계 경제규모 3위인 일본까지 가세하고 있다. 이렇게 살벌한 국제정세 속에서 우리가 우리 국가이익을 지켜 내려면 서커스에 가까운 고난도 외교전술을 펼쳐야 한다. 그런데 만약 여야가 외교를 정쟁의 한복판으로 끌어 들여 상대방을 친미다, 친일다, 또는 친중 사대외교라고 비난하고 거기에 맞서다 보면 외교가 위험천만한 코스로 접어들 수 있다. 여도 야도 국가 장래를 위해 그런 불장난만은 삼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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