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조폭들이 초호화 생활을 하면서 슈퍼카를 몰고 다닐 때 정킷방에서 수백 억원을 잃은 사람들은 여권도 없이 마약에 의지하며 유령처럼 살고 있습니다. 좀비가 된 도박 중독자들, 최지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필리핀의 빈민촌, 말라떼 거리입니다. 정킷방에서 모든 것을 잃은 사람들이 모여 산다는 단칸방을 찾았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뿌연 연기가 자욱합니다.
마초와 필로폰 탓에 눈이 풀린 남성 5명과 속옷차림의 필리핀 여성이 보입니다. 마약에 취해 인사불성이 된 남성도 있습니다.
현장음
"(어디 편찮으세요?) 아뇨."
이들은 불과 몇년 전만 해도 번듯한 사업가였습니다. 하지만 도박에 발을 들여 강원랜드를 거쳐 정킷방까지 흘러들어왔고, 남은 재산은 방 구석에 걸린 옷 몇 벌이 전부입니다. 도박 빚을 못 갚아 여권도 조폭에게 뺏겼습니다.
도박중독자
"일주일 단위로 돈을 빌렸는데 일주일에 1할 이자… 빌리고 그걸 못 갚으면 여권 날아가요."
카지노에서 구걸을 해 하루하루 살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돈 잃은 여성들은 성매매로 생계를 잇는다고 합니다.
도박중독자
"뭐 하루하루를 동냥하듯이 살고. (여자들은) 몸 팔면은 그야말로 뭐…."
수중에 돈이 생겨도 카지노로 달려가거나 환락가에서 마약을 사는데 써버립니다.
도박중독자
"스트레스 받고. 그렇다보면 다 마약이나 이런걸로 본인도 모르게 써"
이들은 설사 숨지더라도 통계조차 잡히지 않고 바다에 버려집니다. 화려한 정킷방에 반해 대박의 허상을 꿈꿨던 이들은 신분증도 없이 유령처럼 살고 있었습니다.
TV조선 최지원입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