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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윤정호 앵커칼럼] 아직도 모르는 7시간

등록 2016.12.07 20:42 / 수정 2016.12.07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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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처 영국 총리가 보수당 당수 시절 이란 방문을 앞두고 이란주재 영국 대사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영국제 카멘 헤어롤러를 쓰는, 실력 있는 미용사를 주선해달라”고요.

대처는 공직 40년 내내 한결같은 헤어스타일을 유지합니다. 머리카락이 한 올도 이마로 흘러내린 적이 없습니다. 롤러로 부풀리고, 뒤로 빗어 넘기고, 스프레이를 몇 통씩 뿌려 고정합니다.

단호하고 고집스러운 헬멧형 머리는 ‘철의 여인’ 대처의 상징입니다. 총리 재임 땐 미용실을 한 해 백스무 차례 드나듭니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털털하기로 유명합니다. 단발머리가 마구 자른 듯 흐트러져 보입니다. 알고 보면 숱한 미용사를 거친 끝에 찾아낸 머리 모양입니다. 지금도 매일 한 두 차례 스타일리스트가 손질해준다고 합니다.

대처나 메르켈을 생각하면 박근혜 대통령이 평소 올림머리에 들이는 정성을 이해 못할 것도 없습니다. 어린 생명들이 분초를 다투던 ‘세월호 일곱 시간’에 머리 손질을 했다는 겁니다.

심지어 중앙대책본부에 민방위복을 입고 가야하니, 그 분위기에 맞춰 흐트러진 머리를 연출했다는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설마 싶습니다만, 지금까지 설마가 사실이 되는 일이 너무 많아 뭐라 하기도 힘듭니다.

어이없는 건 ‘일곱 시간’에 대한 청와대의 ‘해명’입니다. 언론보도가 나올 때마다 찔끔찔끔 하나씩 보따리를 풉니다.

머리 손질 사실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경호실 차장은 청문회에서 위증을 했다는 지적에 할 말이 없을 듯 합니다.

이영석
“외부에서 들어온 인원은 없는 걸로 확인됐습니다.”

청와대는 미용사가 출입증을 발급받은 계약직이라고 해명했지만 궁색합니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연애설, 굿판설, 시술설에 이어 대통령을 흔드는 보도”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왜 이런 의혹들이 자꾸만 꼬리를 물까요? 처음부터 모든 걸 속 시원히 다 밝혔더라면 나오지 않았을 얘기들입니다. 대통령 탄핵안에까지 ‘세월호 7시간’이 들어갈 지경인데도, 아직도 남은 비밀이 더 있는 모양입니다.

청와대를 다녀간 미용사는 “말 잘못했다가는 죽음이지요”라고 했습니다. 무엇이 진실을 가리고 있는 건지요.

앵커칼럼, ‘아직도 모르는 7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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